[단독] '영끌족' 몰렸나…주담대 이어 억눌렸던 신용대출도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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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새 6000억 넘게 증가
금리 인하로 가계대출 자극 우려
신용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대출 상환율이 떨어진다. 신용대출 폭증 현상이 자칫 대규모 연체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신용대출은 대출 사유가 다양하다”며 “부동산, 주식 등 투자를 위한 ‘영끌’ 수단인지, 생계형 대출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어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17일 은행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쓰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0개월 만에 연 2%대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낮아진 코픽스를 반영해 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픽스 하락에 당국의 가산금리 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대출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 신청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올 7월 시행을 앞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도 변수로 꼽힌다. 가장 강력한 대출 심사 기준이 도입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마다 가계대출 폭증을 막기 위해 월별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오픈런’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오픈런 현상이 1년째 이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선 하나은행, iM뱅크 등 은행권 전반으로 오픈런이 확산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지침대로 매월 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하루 대출 한도를 둘 수밖에 없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출 신청을 개시하자마자 마감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장현주 기자 wonderful@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