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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통일당 유세 나선 與 5선 윤상현…국민의힘 '불쾌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오른쪽)를 지원 유세하고 있다. 이강산 후보 페이스북.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 공략에 나선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과 당 지도부 사이의 미묘한 기류가 4·2 재·보궐 선거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8일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의원(5선)이 서울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적이 다른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당과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행위”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28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사전 교감 없이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전날 오후 5시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일대에서 10분가량 이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이 후보는 이 지역(구로구)의 유일한 보수 후보”라며 “대한민국 자유 우파가 똘똘 뭉쳐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당 중진 의원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당적이 다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與 지도부 “당과 교감 없었다”…불쾌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 의원의 지원 유세는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행위이고, 당내에서도 비판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적이 다른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는 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번 구로구청장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문헌일 전 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자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이에 국민의힘이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장인홍 더불어민주당·서상범 조국혁신당·최재희 진보당·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 간 4파전이 됐다.

윤 의원은 “이 후보 유세에 참여한 것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함께 해 온 동료로서 개인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지원 유세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구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 후보의 요청을 받고 지원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당 소속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구인 만큼 보수 진영 후보를 돕기 위한 개인적 행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선명성 경쟁, 당권 겨냥 행보일까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여권에선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일부 의원들 간 ‘엇박자’가 계속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장외 정치와 선을 그으며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의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와 거리를 둬왔지만, 당 소속 일부 의원들의 독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의중과는 별개로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와 광화문 일대, 헌재 앞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의 행동”이라면서도 이를 제지하지는 않고 있다. 전날까지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산불 대응을 이유로 헌재 앞 릴레이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천막 내 릴레이 시위는 이어가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일부 의원들이 차기 당권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결국 차기 당권을 잡겠다는 행보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원/정희원 기자 top1@toplights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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