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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업체가 "얼굴팩 팝니다"…K뷰티 우후죽순 진출에 '흔들'

화장품시장 '묻지마 창업' 후폭풍…1시간에 1곳 폐업

6개월이면 되는 낮은 진입장벽
영세업체부터 인플루언서까지
화장품 이해 없이 "일단 만들자"
허위 광고·저품질 제품 쏟아져

K뷰티 전체 신뢰도 위협할 우려
"마케팅 의존 대신 R&D 집중을"
수산물 도소매업체인 한국홍원은 2017년 ‘해삼 마스크팩’을 내놓고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매출 저조로 지난해 사업을 정리했다. 관절 영양제를 생산하던 오스테온도 2020년 탈모 샴푸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들었다가 지난해 폐업했다.

최근 인플루언서, 주부 등 개인 창업자는 물론이고 화장품과 무관한 업종의 기업들까지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신생 브랜드가 급증하고 있다. K뷰티의 세계적 열풍을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인디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성공 신화’를 꿈꾸는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 탓에 허위 광고, 표절 논란 등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 낮아진 진입장벽…우후죽순 창업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화장품책임판매업체는 2만7361개로, K뷰티 열풍이 불기 전인 2015년(3840개)에 비해 일곱 배 이상 늘었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아이디어와 브랜드만 있다면 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2010년대 초만 해도 국내 화장품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을 통해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고, 온라인 판매 채널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소 브랜드 창업이 급증하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평균 6개월이면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인플루언서들이 창업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세로랩스’, 유튜버 박막례 씨의 ‘례례’ 등이 대표적이다. 의사, 약사 등 전문직은 물론이고 기존에 화장품과 무관하던 중소기업들도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전문가 매칭 플랫폼 ‘크몽’에는 “소자본, 무경험 1인 창업자에게 유익한 노하우를 전달한다”는 소개와 함께 현직 화장품업체 대표가 진행하는 200만원 상당의 강의 프로그램도 등록돼 있다.

◇ 허위광고·품질 논란 잇따라

진입이 쉬운 만큼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달 온라인 화장품 광고 200건을 점검한 결과 133건이 허위·과대 광고로 적발됐다. ‘바르면 살이 빠진다’ ‘세포 재생’ ‘필러 효과’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표현이 다수를 차지했다. 품질이나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 임지현 씨는 자신의 브랜드 ‘블리블리’ 화장품에서 피부 괴사와 두드러기 등 부작용 사례가 제기되며 곤욕을 치렀다.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씨가 판매한 아로마오일 ‘로타니카’는 중소 브랜드 올가휴의 제품 ‘로제팜므’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매출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신규 브랜드가 늘면서 국내 책임판매업체의 총생산금액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1만5707개였던 책임판매업체는 2023년 3만1524개로 두 배가량 늘었지만 같은 기간 총생산금액은 1조6263억원에서 1조4510억원으로 10.8% 줄었다. 생산 실적을 식약처에 보고한 업체 비율도 2016년 60.7%에서 매년 하락해 2023년 37.6%까지 떨어졌다. 비누 공방 운영 경험을 살려 2020년 화장품 회사를 창업한 주부 양모씨(42)는 “오이와 레몬 등 자연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을 콘셉트로 내세웠지만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아 작년에 폐업했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식약처는 "책임판매업을 통해 중소 브랜드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열어주고 있다"며 "제조품질관리기준(GMP)를 국제표준과 조화되도록 해 수출시 부담을 줄여주는 등 중소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독창적 콘셉트·기능 살려야

전문가들은 영세 업체들이 자체 연구개발(R&D)이나 생산능력 없이 마케팅에만 의존하고 제품을 차별화하지 못해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장은 “국내 화장품은 소수 제조업체에 의존해 내용물은 비슷하면서 포장과 마케팅만 다른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기술력과 R&D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책임판매업체 간 치열한 경쟁은 화장품 제조업의 성장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면서도 “독창적인 콘셉트나 차별화된 기능이 없는 제품은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유통기한이 지나 전량 폐기되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toplights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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