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이자…쏟아진 ETF 괴리율 초과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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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547건…9배 급증국내 증시에서 거래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요 거래 참고지표인 ‘괴리율’이 치솟고 있다. ETF 가치 산정의 기준인 전일 종가가 당일 거래 가격과 큰 차이를 나타내는 사례가 빈번해져서다.
해외주식형, 시차로 괴리 발생
"호가 촘촘한지 확인 후 매수"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4~10일) ETF 괴리율이 기준을 초과했음을 알리는 공시가 547건에 달했다. 전주(63건) 대비 9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주식을 담은 ETF의 괴리율이 벌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괴리율은 ETF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순자산가치(iNAV) 간의 차이를 의미한다. 통상 괴리율이 낮을수록 ETF에 담긴 주식의 가치를 잘 반영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ETF에 담긴 주식의 가격은 크게 상승했는데 ETF 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면 괴리율은 마이너스(-), 반대일 때는 플러스(+)가 된다.
문제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는 정상적인 경우라도 괴리율이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증시와 한국 증시의 시차 때문이다. 국내 상장 해외 ETF의 괴리율 계산 기준인 순자산가치는 전일 시장 상황까지만 반영한다. 환 노출형은 실시간 외환시장 상황도 반영한다.
하지만 해외 증시가 닫히고 한국 증시가 열려 있는 동안에도 시장에서 예상하는 해외 주식의 가치는 계속 변한다. 이는 해외 주식 선물 가격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ETF 유동성공급자(LP)들은 선물 가격을 참고해 산정한 ETF 가치를 근거로 호가를 낸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증시 마감 이후 관세정책 관련 변화를 언급했다면, 마감 가격을 반영한 ETF의 가치와 이후 열린 국내 증시에서의 거래 가격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 국내 상장 해외 ETF는 괴리율을 참고 지표로 활용하기 어려워 투자자들이 ‘깜깜이 투자’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개인투자자가 해외 선물까지 참고해 ETF의 가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며 “LP가 호가를 촘촘하게 대고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