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부품관세 2년 연기에도 글로벌차업계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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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메르세데스, 포르쉐, 볼보 등 전망 철회 및 하향
"북미자동차 산업이 필요한 수준에 못미치는 조치"
3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립되는 자동차의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2년 연기하기로 했다. 이 기간 중 2026년 4월까지 미국내 생산 차량의 권장 소비자가격 총액의 3.75%에 해당하는 수입 부품 관세를 상쇄하고, 2027년 4월까지는 2.5%에 해당하는 관세를 상쇄하기로 했다.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25%는 변함없이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이 조치는 트럼프의 디트로이트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2년 유예 조치에 대해서 업계는 그러나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캔디스 레잉 회장은 “이번 조치가 깊이 통합된 북미 자동차 산업이 필요로 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레잉 회장은 “관세 철폐만이 안도할만한 조치”라며 “오락가락하는 임시방편 조치는 불확실성을 고착시키고, 캐나다와 미국의 산업을 멀어지게 한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도요타,폭스바겐,현대 등 9개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단체인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는 “업계에 다소의 안도감은 주지만,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활력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성차와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불확실성이 촉발되면서 전 날 GM은 강력한 분기 매출과 이익에도 연간 전망치를 철회했다.
30일 지프 소유주인 스텔란티스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도 관세 부과로 공급망이 흔들리고 자동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올해 전망치를 철회했다.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에 공장을 운영하는 메르세데스는 이달 초 관세 부과에 대응해 다른 차량 모델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의 CFO인 하랄드 빌헬름은 부품에 대한 관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면 올해 자동차 생산 마진이 300 베이시스포인트(bp)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마진 범위 6~8%의 절반이다. 또 관세로 인한 변동성이 너무 커서 올해 사업 전망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 공장이 없어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업체중 하나인 포르쉐는 이달 초 올해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6월부터 관세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보 자동차는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고 약 20억달러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애스턴 마틴은 이 날 미국으로의 고급차 수출을 제한하고 현지 딜러 매장의 기존 재고를 활용해 관세 충격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르노 안틀리츠는 이 날 폭스바겐이 생산 확대 계획과 관세 완화 방안에 대해 미국 당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테네시주 채터누가와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미국 시장용 자동차를 일부 생산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와 폭스바겐 주가는 하락했지만, 애스턴 마틴은 런던 증시에서 초반 하락세를 만회했다. 스텔란티스는 밀라노 증시에서 4.6%까지 상승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차량을 현지에서 생산해, 부품 관세 유예 조치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에 나선 것은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트럼프 지지도가 하락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9일에 발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6%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는 트럼프의 재임 기간중 가장 낮은 수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