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약 한 달간 150억 담아
연말 '붉은사막' 출시 기대감 형성
1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 전망도
증권가 "신작 모멘텀 기대 가능"

게임사 펄어비스 주가가 한 달여 만에 20% 넘게 뛰며 반등에 나섰다. 펄어비스가 6년간 개발에 공들인 신작 '붉은사막'이 연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펄어비스의 신작 마케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실적 저점을 형성한 현 시점이 투자 적기란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전날 3.81% 오른 3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들어 이달 7일까지 22.5% 뛰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펄어비스를 각각 60억원과 90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은 32.67% 수준이다.

펄어비스 주가가 반등에 나선 건 신작 붉은사막 출시가 임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붉은사막은 광활한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그린 PC·콘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2014년 출시된 펄어비스의 대표작 '검은사막'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펄어비스가 2019년 이 게임의 개발 소식을 처음 알리고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거듭 지연됐다. 이에 펄어비스 주가도 그간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왔다.

하지만 펄어비스가 최근 붉은사막 출시일을 오는 4분기로 확정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가 재차 높아졌다. 앞서 펄어비스는 지난해 말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붉은사막 출시일을 올 4분기로 예고했다. 이후에도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가 지난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출시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건 확실하고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 출시될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반추했을 때 출시일이 연기될 가능성이 없다고 확언할 수 없지만 기간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펄어비스의 유일한 투자 포인트인 붉은사막이 오는 4분기 출시될 것"이라며 "지난 3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붉은사막의 엔진 시연이 진행됐기 때문에 앞으로도 관련 마케팅 등이 이뤄진다면 연내 출시 가능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붉은사막 관련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주가도 기대감을 점차 반영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펄어비스는 이달 11일까지 미 보스턴에서 열리는 대표 게임 행사 'PAX 이스트'에 참가해 붉은사막 시연에 나선다.

실적도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이 회사의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5곳 중 3곳(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은 펄어비스가 지난 1분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증권사 중 이익 추정치를 가장 높게 제시한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펄어비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을 7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영업손실 51억원)를 크게 웃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펄어비스 주가가 시장 변동성과 게임주 디레이팅(주가 수익 비율이 낮아지는 현상) 국면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붉은사막 출시 모멘텀(상승 동력)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임박했다"고 판단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펄어비스는 현재 약 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마케팅 비용이 투입되는 게 아니라면 현금이 쌓이는 구조로 실적 턴어라운드(개선)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닥을 확인한 실적과 재무 상태를 감안할 때 신작은 주가 업사이드(상승 여력)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