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풍요' 외면한 미국 민주당…대선 패배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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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8
풍요
규제가 만든 결핍의 시대
집값·에너지 위기…해답은 생산
진보·보수 모두 실행의 정치 외면
최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미국 정치계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풍요(Abundance)>는 에즈라 클라인과 데릭 톰슨이 함께 쓴 책이다. 진보주의 성향 언론인으로 평가받는 두 저자는 책을 통해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풍요’의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 수십 년간 반복돼 온 정책적 실수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고, 패배주의에 빠진 미국의 정치 현실에서 벗어나 ‘풍요의 정치’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저자들은 풍요와 번영을 위한 아이디어와 과학 기술은 이미 충분하지만, 각종 규제와 이해당사자들의 충돌로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보수주의자들은 과거의 영광에만 심취해 있고, 진보주의자들은 현재의 불평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양 진영 모두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세상을 진보와 풍요로 이끌기 위해 정치권 전반의 각성을 요구한다. 특히 좌파 자유주의자들이 불평등과 차별 문제에만 집중하고 중산층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생산 증가에는 집중하지 않은 점을 꼬집는다. 풍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는 각종 규제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철폐하고, 엘리트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