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 매도 타이밍 아냐…펀더멘털 탄탄한 배당주 투자할 때"
입력
수정
지면A19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 세미나
배당금 재투자 등 매입가 낮추고
성장성 높은 기술株 눈여겨봐야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3일 “증시가 출렁이는 지금이야말로 배당금 재투자 등을 통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출 적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전략가로 꼽히는 시겔 교수는 이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ACE 미국배당퀄리티 투자 세미나’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제러미 슈워츠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도 함께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기술주 고평가 논란과 관련, 닷컴버블 때와 질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슈워츠 CIO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의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라며 “알파벳의 PER이 약 17배에 그치는 등 기술주 가격은 합리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겔 교수는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은 닷컴버블 당시의 인터넷기업보다 더 견고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AI 역시 하나의 시장 내러티브(서사)이고 어떤 내러티브도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수가 지배하는 독과점 시장엔 언제든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성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한 배당성장 투자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시겔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닷컴버블을 겪으면서 시가총액 가중 방식보다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란 걸 깨달았다”고 했다.
관련한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위즈덤트리 US퀄리티배당성장’(DGRW)이다. 시겔 교수가 기초지수를 설계한 상품이다. 배당 이력보다 배당의 성장성과 펀더멘털을 따지기 때문에 가치주 중심에서 벗어나 최근 배당하기 시작한 기술주도 편입하고 있다. 이날 한투운용이 상장한 ‘ACE 미국배당퀄리티’는 이 ETF의 운용 방식을 벤치마킹한 ‘한국판 DGRW’다. 미국 대표 배당형 ETF인 ‘슈와브 US디비던드에쿼티’(SCHD)보다 배당수익률이 낮은 대신 총수익률이 높고 변동성은 작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배당의 원천이 되는 이익 지표를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기술주 역시 편입하고 있다”며 “SCHD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서 미국 대표지수 ETF보다 많은 배당을 얻으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