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한미반도체와 거래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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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TC본더 428억 계약고대역폭메모리(HBM) 세계 1위 회사인 SK하이닉스와 HBM 핵심 장비 TC본더 공급사 한미반도체의 거래가 재개됐다. 두 회사는 2017년부터 TC본더를 공동 개발하며 8년 넘게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지난 3월 한화세미텍의 SK하이닉스 TC본더 공급망 진입 이후 갈등이 불거졌다.
갈등 봉합 전망 속 "불씨 여전"
같은 날 한화세미텍도 납품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428억원(부가가치세 포함) 규모의 HBM용 TC본더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5589억원)의 약 7.7%다. 공급 기간은 7월 1일까지다. TC본더는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HBM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증설 중인 ‘M15X’ 공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TC본더는 D램을 쌓아 만드는 HBM 제조 공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개별 D램을 연결하는 핵심 장비로 평가된다. 개별 칩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고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2017년 HBM용 TC본더 공동 개발에 나선 이후 8년간 서로 없으면 안 되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를 유지했다. ‘8년 동맹’에 균열이 생긴 건 한미반도체 장비만 사용해온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후발주자인 한화세미텍 제품을 구입하면서부터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와 TC본더 관련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이에 반발해 SK하이닉스 공장에 파견 보낸 CS(고객서비스) 엔지니어를 전원 철수시켰다. 두 회사가 400억원 넘는 TC본더 거래를 재개하면서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불씨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에도 약 385억원(부가세 제외)의 TC본더 주문을 넣었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한미반도체와 수주 규모가 비슷하다.
황정수 기자 hjs@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