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문화가 소비 트렌드를 점령한 지 오래다. 건강을 위한 소비자들의 잣대는 엄격해 졌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외식시장도 일제히 '웰빙' 코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외식업 주방에서 인공조미료와 화학첨가물이 사라지고 천연 · 유기농 제품이나 국내산 식재료만을 사용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간과 정성을 들인 수제(手製) 음식 전문점도 붐을 이루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요즘 외식업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자라면 웰빙 · 건강 · 친환경 등의 키워드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방에 인공조미료 · 화학첨가물 사라져

우선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요즘 외식업 주방에서 인공조미료나 화학첨가물 등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쌈전문점 '원할머니보쌈'은 보쌈과 족발 등 모든 주력 메뉴에 인공 화학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천연조미료를 사용한다. 보쌈이라는 음식 자체가 기름기를 뺀 담백한 고기를 김치 등 야채와 함께 싸먹는 건강지향적인 음식인 데다 인공조미료 무첨가로 고객들의 신뢰를 한층 더 높였다.

서울 남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란씨(50)는 "MSG 무첨가 식재료를 쓴 이후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점포의 한 달 매출은 8000만~9000만원을 오르내린다.

웰빙두부요리전문점 '두부마니아'는 인공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100% 국내산 콩과 천일염 간수를 사용, 매장에서 직접 빚은 두부로 음식을 만든다. 샤브샤브전문점 '채선당'도 인공조미료 대신 천연재료로 만든 육수와 소스를 사용한다. 채소도 친환경 유기농 채소만 사용한다. 치킨전문점 '또래오래',삼겹살 · 꽃등심전문점 '웰빙마을',바비큐전문점 '바베큐마을' 등을 운영하고 있는 '농협목우촌' 은 국내 양축농가에서 사육한 돼지고기,닭고기 등 순수 국내산 축산물만을 사용한다.

◆정성과 '손맛' 내세운 수제 음식 확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손으로 직접 맛을 낸 '수제' 음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제 햄 부대찌개전문점 '박가부대찌개 · 두루치기'는 정통 수제 방식으로 만든 햄과 소시지를 사용한 웰빙 부대찌개를 선보이고 있다. 본사 공장에서는 색깔을 내는 착색필름 및 스모크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48시간 참숯으로 훈연한 수제 햄을 만들어 맛과 건강을 모두 강화했다. 서민형 메뉴인 부대찌개에 웰빙 코드를 접목한 것이 큰 호응을 얻으며 부대찌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스크림도 수제가 인기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홈메이드 방식의 수제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100% 국내산 우유와 과일,젤라또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해 온 아이스크림 원료 등을 사용해 매일 직접 아이스크림을 만든다. 인공색소나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중계브라운스톤점을 운영하는 최숙자씨(42)는 "깐깐한 요즘 엄마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절대 대충해서는 안된다"며 "모든 아이스크림에 제조 일자와 시간을 표기하고, 만든 지 72시간 지난 제품은 무조건 전량 폐기한다"고 말했다.

수제 바람은 주점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퓨전요리주점 '오뎅사께'는 포장마차 등에서 파는 기계식 어묵이 아닌 손으로 직접 빚어 만든 수제 어묵을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외식점 경영자들이 단순히 웰빙 코드만 내세워서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강 대표는 "웰빙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 철저한 품질관리,맛,가격 등 추가 옵션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