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같은 노트북, 노트북 같은 태블릿.’

10일부터 3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전시회 ‘CES 2012’를 통해 공개되는 신제품 IT기기들의 공통점은 ‘IT의 모바일화’다. PC의 경우 1~1.5㎏까지 경량화된 고성능 노트북PC들이 대거 선보인다. 거꾸로 태블릿PC는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능이 대폭 향상된 제품들이 등장했다. ‘큰 무리없이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IT기기’라는 제품군으로 노트북PC와 태블릿PC가 수렴하기 시작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고성능 경량 노트북 ‘시리즈9’의 2012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후속 모델은 두께가 종전(16.3㎜)보다 3.3㎜ 얇아진 12.9㎜에 불과하다. 15인치 모델의 경우 두께 14.9㎜에 무게는 1.59㎏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15인치 노트북PC보다 부피를 50% 정도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도 10시간 정도 지속된다.

에이서 아수스 레노버 등 대만·중국계 업체들도 고성능 경량 노트북을 CES를 통해 선보였다. 이러한 제품들은 ‘울트라북’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인다. IT업계는 이번 CES에서 각 PC 업체들이 선보이는 울트라북 모델이 적어도 40개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레노버가 내놓은 ‘아이디어 패드 U310’의 경우 699달러에 불과하다. 1000달러 이상 이었던 울트라북 제품들의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미국 중저가 TV 시장을 석권한 비지오도 자체적인 노트북PC를 선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8’에 대한 세부 사항과 이를 이용한 제품 개발 계획을 밝힌다. 윈도8은 PC와 태블릿PC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OS로 모바일 기기 시장의 흐름을 바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태블릿PC들이 대거 공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태블릿PC들은 구글의 최신 OS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한다. 구글은 스마트폰용(진저브레드)과 태블릿PC용(허니콤)으로 나뉘어져 있던 OS를 이번에 하나로 통합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안드로이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버전을 각각 따로 개발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용 앱은 질과 양에서 모두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OS 일원화가 태블릿PC 시장에 상당한 호재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태블릿PC의 ‘두뇌’인 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4개의 CPU를 한데 모아 동시 처리 속도를 높인 ‘쿼드 코어’ 방식이 올해 탑재되는 모바일용 CPU의 특징이다. 에이서는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엔비디아제 ‘테그라3’ CPU를 탑재한 10.1인치 ‘아이코니아 탭’ 태블릿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퀄컴은 차세대 모바일용 CPU ‘S4’를 선보인다.

라스베이거스=조귀동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