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21일 오후 2시 44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동부그룹, 삼라마이더스(SM)그룹, 일렉트로룩스 등이 참여했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대우일렉이 이번이 마지막 매각이 될 것이라며 매각이 성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그동안 채권단 관리하에 있다보니 제대로 관리가 안된 부분이 있다"며 "이번에 못팔면 청산을 해야할 수도 있다.독자적으로 버티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날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대우일렉 본입찰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동부그룹과 부실기업 전문 인수업체 SM그룹을 비롯해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등 3곳이 참여했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케이더인베스트먼트는 불참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달 중 선정할 예정이다. 가격은 3500억~4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인수전은 동부그룹과 SM그룹 간 맞대결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동부그룹은 비메모리 반도체업체인 과 가전제품 생산업체인 대우일렉을 묶으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만들고, 은 냉장고와 세탁기 제조에 쓰이는 컬러강판을 만든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외부차입 없이 자체자금으로 인수하겠다”며 채권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선물해 유명해진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은 대우일렉의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할 목적으로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중동 남미 동유럽의 영업망을 활용하면 삼라건설 TK케미칼(화학), 벡셀(건전지 제조), 한통엔지니어링(정보통신)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의 지역 기반인 광주에 대우일렉의 주력 공장이 위치한 것도 인수를 추진하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SM그룹은 동부그룹에 비해 인수의지가 약하다"면서도 "SM그룹의 TK케미칼이 글로벌망이 없는 데, 대우일렉의 글로벌망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SM그룹이 가격은 높게 안 써낼 것으로 보이지만 (대우일렉 인수를 위해)광주지역 민심을 얻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룩스는 대우일렉 멕시코 공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우일렉이 해외업체에 팔릴 경우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될 수 있고, 일렉트로룩스가 응찰가를 상대적으로 낮게 써낼 것으로 예상돼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캠코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 등 외국계 기업에 대우일렉을 넘기면 삼성, LG 등 국내 가전업체 출신 인력들을 빼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대우일렉 최대주주는 캠코로 지분 57.4%를 갖고 있고,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5.37%, 외환은행이 6.79%씩을 보유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