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경제민주화법안…'지배구조 개편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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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발표 후 주가 23% 상승"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 분할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총 15곳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4곳을 포함, 현대중공업 매일유업 오리온 경동가스 크라운제과 등 덩치가 큰 기업들이 앞다퉈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다.
이들이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것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영향이다. 지난해 11월24일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엔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이 인적 분할 기업이 자사주를 활용해 지분을 확대하는 것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기존 법령에 따르면 상장기업이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면 보유하던 자사주는 분할 비율만큼 지주사로 넘어간다. 이 자사주는 사업회사 신주로 바꿀 수 있다. 자사주가 충분하면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업회사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법안들이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 자사주의 쓸모가 줄어든다”며 “법안 통과 전 인적 분할에 나서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인적 분할을 발표한 27개 기업(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가운데 공시 이후 한 달 내 주가가 오른 곳은 13개사(48.1%)였다. 6개월이 지난 뒤엔 20개사(70.4%), 9개월 후에는 1곳을 제외한 모든 회사(96.3%) 주가가 올랐다. 주가상승률은 발표 시점 기준 6개월 이내가 평균 22.95%, 9개월 이내가 평균 90.86%로 각각 집계됐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인적 분할 공시 직후 주가가 한 번 튀어 오른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가 재상장 직후 다시 20~30%가량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분할 발표에서 재상장까지 4~6개월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시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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