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결정 후 주가하락 '악순환'
여신 축소에 자금조달 더 어려워
성우하이텍, 간신히 200억 '수혈'
전기차 부품사엔 투자금 몰려
LS엠트론 7500억 자금 유치
실적 악화로 신음 중인 자동차 부품업체가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자본시장을 통한 차입이 어려워졌다. 증자를 결정한 기업은 실적 악화에 주식 물량 부담 우려까지 겹쳐 기업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냉랭한 채권시장
자동차 부품사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건 연초부터다. 성우하이텍은 지난 5월 말 회사채 300억원을 공모를 통해 차환하려 했지만 사전 수요조사 때 기관투자가들이 주저하자 공모 계획을 접고 사모로 20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조8343억원의 매출을 올린 곳으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와 만도 한온시스템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덩치’가 가장 큰 부품사다. 신용등급이 ‘A-(부정적)’인 성우하이텍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건 이보다 규모가 작은 부품사 사정은 더 안 좋다는 의미라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설명이다.
시장에선 오는 12월 5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화신도 공모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신의 신용등급도 성우하이텍과 같은 ‘A-’(부정적)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담당 임원은 “최근 은행의 여신한도가 축소돼 증권사에 자금 조달을 의뢰하는 자동차 부품사가 늘고 있지만 실적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며 “투자심리도 가라앉아 당분간 자동차 부품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기차 관련 전문기술을 보유한 부품사나 해외 주요 자동차업체를 납품처로 둔 곳은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7월 LS엠트론은 자회사 LS오토모티브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분할해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지분 47%를 넘겨 75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공조장치 부품업체 세원도 지난 20일 코스닥시장에 이전상장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날 종가는 1만1450원으로 상장 직전인 19일 대비 22.07% 상승했다. 공모가(5700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 회사의 핵심 납품처는 글로벌 2위 공조업체인 한온시스템이며 덴소, 보쉬 등 글로벌 기업과도 거래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하락
자동차 차체 제조업체인 엠에스오토텍은 25일 코스닥시장에서 35원(0.97%) 오른 3625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13일 404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로는 27.93% 떨어졌다. 증자 발표 직후인 16일 하루에만 28.33% 폭락한 뒤 좀처럼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발행 주식의 83.8%에 달하는 신주를 찍겠다고 하자 회사 펀더멘털(기초체력)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엠에스오토텍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감소했다.
동국실업도 지난달 20일 302억원어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뒤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동국실업의 이날 종가는 1535원으로 증자 발표 후 24% 떨어졌다. KR모터스는 7월 3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섰지만 청약률이 1.1%에 그쳐 발행 물량 대부분을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이 떠안았다. 올초 888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25일 403원으로 하락했다.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자동차 부품사들은 최근 주가가 하락하자 전환가격을 잇달아 낮추고 있다. 두올산업은 4월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CB 전환가격을 6개월 동안 네 차례 낮췄다. 발행 당시 주당 2994원이던 전환가격은 2110원까지 떨어졌다. 두올산업은 올 들어 주가가 18.22% 하락했다.
아진산업도 3월 발행한 245억원 규모 CB의 전환가격이 6월과 지난달 두 차례 조정을 거쳐 9355원에서 7017원으로 하락했다. 아진산업 주가는 올 들어 39.21% 떨어졌다.
올해 12월부터 개인 투자자가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에 투자하려면 일정 시간 이상의 사전교육과 모의 거래를 이수해야 한다.금융투자협회는 해외 고위험 상품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협회에 따르면 최근 해외 파생상품 및 레버리지 ETF·ETN 등 ETP(상장지수상품) 투자가 확대되고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작년 해외 파생상품 투자에서 3899억원 손실을 봤다. 5년 연속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해외 레버리지 ETP에 투자하는 개인도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손실 우려에도 과도한 추종 매매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5만6000좌에 그쳤던 해외 레버리지 ETP 거래 계좌는 작년 196만7000좌로 급증했다.이에 협회는 해외 파생상품을 신규로 거래하려는 개인투자자에 대해 투자 위험이나 구조 등을 설명하는 사전교육 및 실제 거래와 유사한 모의 거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사전교육과 모의 거래 이수 시 인증번호를 부여해 이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입력해야 주문 제출을 할 수 있는 구조다.증권·선물사는 투자자 성향과 관련 금융 상품 거래 경험, 연령 등에 따라 사전교육은 1~10시간, 모의 거래는 3~7시간 내에서 차등 작용할 계획이다.예를 들어 공격투자형이 아니거나 65세 이상 투자자는 사전교육 10시간, 모의 거래 7시간이 적용된다.해외 레버리지 ETF·ETN을 신규로 거래하기 위해서도 1시간의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주문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해외 레버리지 ETP 투자는 파생상품과 달리 원본 초과 손실 가능성이 없고 거래방식도 일반적인 주식 매매와 같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과 오리온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해외 사업 호조가 주가를 끌어올렸다.지난 23일 삼양식품 주가는 114만3000원을 기록했다. 2023년 초 11만5000원 선이던 주가가 2년여 만에 10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로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분기 영업이익률(25.3%)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초코파이를 판매하는 오리온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 1년간 주가 상승폭이 20.09%를 나타냈다. 1분기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치는 동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지로의 수출 규모가 23% 증가한 영향이다.반면 내수에만 집중한 식품기업들은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경쟁 압력은 높아지고, 주요 원료 가격은 오르는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 내수 비중이 전체 매출의 92%에 달하는 롯데웰푸드는 지난 1년간 주가가 26.74% 빠졌다.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줄어드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내수 비중이 89% 수준인 오뚜기도 지난 1년간 주가가 13.36% 내렸다.선한결 기자
최근 필립모리스,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 글로벌 담배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뛰고 있다.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무연담배 등 대안 제품 판매가 늘면서 주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글로벌 1위 담배기업 필립모리스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1.69% 오른 178.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올 들어 47.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1.12%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담배 브랜드 ‘말버러’로 유명한 알트리아는 올 들어 13.77% 상승했다.영국 런던증시에선 글로벌 2위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가 올 들어 12.53% 올라 영국 FTSE100지수 상승폭(5.54%)을 두 배 웃돌았다. 이날 이 기업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뉴욕증시에서 1.39% 오른 45.22달러에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ADR은 미국에 본거지를 두지 않은 기업이라도 미국 증시에서 주식이 거래될 수 있도록 미국 예탁기관이 발행하는 증서다.이들 담배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탔다. 주력인 연초 담배 시장이 세계적으로 쪼그라든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엔 무연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등 대안 제품 판매를 늘리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니코틴을 고체 형체로 뭉친 뒤 주머니에 넣어 잇몸과 입술 사이에 넣는 식으로 쓰는 ‘니코틴 파우치’도 새 먹거리 역할을 하고 있다. 니코틴 파우치는 한국에선 정식 판매되지 않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 54억달러 수준인 미국 니코틴 파우치 시장이 2030년 197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필립모리스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늘었다. 무연 부문 매출이 16.7% 급증한 영향이다. 올 1분기엔 이 부문 매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