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관계, 감정보다 이성이 먼저" [조평규의 중국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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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우리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

중국은 개혁개방의 성공으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한 나라로 떠올랐습니다. 중국은 제조업에서 세계 최강의 원가절감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첨단산업 분야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와 인재 유치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만한 힘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있고, 경쟁과 갈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차지하는 분야가 적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빼고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 지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무시하는 태도 만연…감정에 사로잡히면 안돼"
미국이 세계 1위 국가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엘리트들이 끊임없는 독서와 학습으로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정부의 중간 간부만 되어도 1년에 몇 번씩 사회주의 사상과 철학에 관한 공부는 물론 첨단 기술을 심화 학습하는 시스템을 가진 나라입니다. 우리는 공부보다 모임과 행사, 그리고 골프 등에 빠져 사는 엘리트가 많습니다. 우리 리더들이 그들과 경쟁이 될 리가 없습니다.중국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따지며 여유를 부리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료가 적지 않습니다. 중국에는 실질적으로 우리를 앞서는 성(省)과 시(市)가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을 무시하는 태도가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에 퍼져 있습니다.
국가 간에는 우정이나 감정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전부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감성에 사로잡혀 국익을 훼손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습니다. 중국에 복수하는 것은 중국으로부터 우리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한반도는 중국, 러시아 등 대륙 세력과 미국, 일본 등 해양 세력 사이에 끼어 대륙 세력이 강할 때는 대륙으로부터, 해양 세력이 강할 때는 해양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국력이 쇠퇴하게 된 것은 우리 민족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이 우리를 부정적 경쟁국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경쟁과 갈등은 생겨납니다. 광복 이후 북한의 김일성은 대륙 세력에 줄을 섰고 남한의 이승만은 해양 세력에 줄을 서면서 분단국가가 됐습니다.
농업사회와 달리 산업사회는 원료, 기술, 소재, 부품, 장비, 자본, 노동 등을 기반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 무역으로 국부를 쌓아 올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산업사회는 승자 독식의 사회로 경쟁은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전통적인 관점으로 보면 국가 간의 경쟁은 전쟁과 다름없습니다
우리는 6.25전쟁을 치르고도 해양 세력 핵심 국가인 미국의 지원으로 산업사회로 빠르게 전환했습니다. 수천 년간 이어온 지정학적 운명을 바꿔 기적같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세계 유일의 국가입니다.
미국은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기술력, 교육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다행히 우리는 미국과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우리의 경제 활동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최대의 해외 군사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s)도 평택에 있습니다.
미국의 제2기 트럼프 정부도 바이든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미·일 동맹’을 주축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입니다. 중국이 여러 산업에서 우리를 실질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그나마 몇 분야에서 우리가 박빙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미국의 편에 서야 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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