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역사박물관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40~50년대 미군에서 촬영한 서울 항공사진이 공개됐다. 이번 공개 사진에서는 6·25 전쟁으로 파괴되기 이전의 한강철도와 한강인도교, 광진교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3일 서울역사박물관은 학술총서 '1945·1946년 서울 항공사진'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총서는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소재 서울학 자료 조사의 네 번째 결과물이다.

박물관과 서울학 관련 민간연구기관인 용산학연구센터가 공동 협업해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 NARA) 지도 분과의 1940~50년대 서울 항공사진을 조사했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소장 서울 항공사진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해방 전후 미군에 의해 생산된 항공사진의 촬영 맥락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 접근이 어려웠던 원본 필름을 스캔한 자료들을 조사, 연구해 소개했다는 설명이다.

박물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공개되는 서울 전역의 항공사진은 1970년대 이후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가장 이른 시기도 1947년도이고 이마저도 서울 전역이 아닌 일부 지역에 한정됐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공개되는 자료는 서울 항공사진의 시계열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전했다.

조사자료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촬영된 건 1945년 1월 18일자 항공사진이다. 이외 고해상도로 포착된 1946년 10월 16일과 11월 14일자 항공사진도 공개됐다.
일제에 의해 개발되어 교통의 요충지이자 군사거점지로 활용했던 용산 지역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특히 미군기지로 재편된 용산 병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일제에 의해 개발되어 교통의 요충지이자 군사거점지로 활용했던 용산 지역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특히 미군기지로 재편된 용산 병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해방 직후 촬영된 사진들도 공개됐다. 일제에 의해 개발되어 교통의 요충지이자 군사거점지로 활용했던 용산 지역의 모습도 잘 담겨있다. 특히 미군기지로 재편된 용산 병영을 확인할 수 있다.
1950년 6월 28일 국군의 작전상 폭파되었던 한강철도와 한강인도교의 폭파 이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50년 6월 28일 국군의 작전상 폭파되었던 한강철도와 한강인도교의 폭파 이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6·25전쟁으로 파괴되기 이전 서울의 옛 공간도 볼 수 있다. 1950년 6월 28일 국군의 작전상 폭파되었던 한강철도와 한강인도교의 폭파 이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6·25전쟁 시 폭파됐던 광진교의 폭파 이전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강의 두 번째 인도교로서 1936년 건설된 광진교는 이 시기 폭증했던 광나루 일대의 교통량을 감당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6·25전쟁 시 폭파됐던 광진교의 폭파 이전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강의 두 번째 인도교로서 1936년 건설된 광진교는 이 시기 폭증했던 광나루 일대의 교통량을 감당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마찬가지로 6·25전쟁 시 폭파됐던 광진교의 폭파 이전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강의 두 번째 인도교로서 1936년 건설된 광진교는 이 시기 폭증했던 광나루 일대의 교통량을 감당했다.
1928년 개장한 신설동경마장의 주로(走路)와 주변 시설도 포착됐다. 신설동경마장은 6.25전쟁 때 크게 파괴되고 이후 미군 비행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제 기능을 잃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28년 개장한 신설동경마장의 주로(走路)와 주변 시설도 포착됐다. 신설동경마장은 6.25전쟁 때 크게 파괴되고 이후 미군 비행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제 기능을 잃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28년 개장한 신설동경마장의 주로(走路)와 주변 시설도 포착됐다. 신설동경마장은 6.25전쟁 때 크게 파괴되고 이후 미군 비행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제 기능을 잃었다.

서울의 옛 지형 정보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변화 이전 물길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과거 중랑천은 지금과는 달리 배봉산의 동편을 따라 흘러 중랑천 너머 동쪽에 장안벌이 펼쳐지는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1946년 촬영 항공사진에서는 장안평 서쪽으로 흐르던 중랑천의 옛 물길 흔적이 확인된다.
근·현대에 들어 저자도라고 불리고 있는 지역도 잘 드러난다. 압구정동과 옥수동 사이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했던 이 섬은 1969년 공유수면매립공사에 모래가 사용되면서, 면적 대부분이 사라졌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근·현대에 들어 저자도라고 불리고 있는 지역도 잘 드러난다. 압구정동과 옥수동 사이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했던 이 섬은 1969년 공유수면매립공사에 모래가 사용되면서, 면적 대부분이 사라졌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근·현대에 들어 저자도라고 불리고 있는 지역도 잘 드러난다. 압구정동과 옥수동 사이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했던 이 섬은 1969년 공유수면매립공사에 모래가 사용되면서, 면적 대부분이 사라졌다.
1941년 영등포 공업단지의 배후 주거지로 조성된 번대방 영단주택의 당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41년 영등포 공업단지의 배후 주거지로 조성된 번대방 영단주택의 당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46년 11월 14일에 촬영한 서울 항공사진 14점도 소개됐다. 이 항공사진들에는 한강 이남 지역 가운데 일제강점기 개발이 진행되었던 영등포 일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41년 영등포 공업단지의 배후 주거지로 조성된 번대방 영단주택의 당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번대방 지역에는 갑·을·병·정·무 5가지 유형의 주택이 총 464호 지어졌다. 주택지 남쪽에는 서울공립공업중학교(현 서울공업고등학교)와 성남중학교(현 서울 성남고등학교) 등의 학교 시설도 보인다.
1971년 한강공유수면매립사업으로 육지화되기 이전 잠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잠실과는 달리 하중도와 육지 사이로 송파강이 흘렀다. 마을과 일부 학교 시설을 제외하고는 논밭이 펼쳐져 있어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현재의 모습과 대조된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1971년 한강공유수면매립사업으로 육지화되기 이전 잠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잠실과는 달리 하중도와 육지 사이로 송파강이 흘렀다. 마을과 일부 학교 시설을 제외하고는 논밭이 펼쳐져 있어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현재의 모습과 대조된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해당 시기 한강 이남 지역은 대개 교외로 인식됐다. 현재의 강남구·송파구 일대는 행정구역 상 서울이 아닌 경기도 광주군에 포함됐었다. 그 가운데 1971년 한강공유수면매립사업으로 육지화되기 이전 잠실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잠실과는 달리 하중도와 육지 사이로 송파강이 흘렀다. 마을과 일부 학교 시설을 제외하고는 논밭이 펼쳐져 있어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현재의 모습과 대조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2010년부터 국내외 흩어져 있는 서울학 자료를 발굴, 조사하여 학술총서로 발간해오고 있다. 학술총서 발간 사업은 해외에서 잊혀지거나 접근이 어려워 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학 자료를 선제적으로 발굴, 조사하여 시민들에게 공유하는 작업이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일제강점기 말에서 해방 직후에 이르는 시기 옛 서울의 모습을 기록한 서울 항공사진이 1940년대 서울학 자료의 공백을 보완하고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학술총서는 서울역사박물관 뮤지엄숍과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오유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