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보다 밥에 진심인 한국인을 위해 현지인에게 직접 추천받은 맛집을 한데 모았습니다. 인기 메뉴부터 이용 꿀팁까지, 기자가 발품 팔아 수집한 알짜배기 정보를 공개합니다.

먹거리가 든든하면 그 여행은 절반쯤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릉은 실패할 수 없는 여행지다. 탁 트인 바닷바람에 곁들이는 싱싱한 회 한 점, 향토 식재료를 활용한 초당두부와 감자옹심이, 닭강정·오징어순대 등 시장 간식까지 다채로운 먹거리가 여행자를 유혹한다. 다양한 음식만큼 넘쳐나는 선택지 속에서 현지인이 사랑하는 맛집 4곳을 엄선했다.
매일 새로 우려내는 소머리뼈 육수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박소윤
매일 새로 우려내는 소머리뼈 육수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박소윤

택시기사 추천 맛집, 광덕식당

요즘 같은 날씨엔 뜨끈한 국밥만큼 든든한 음식도 없다. 광덕시장은 무려 70여 년간 강릉 중앙시장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소머리국밥 골목이 형성돼 있어 취향에 맞춰 식당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릉 중앙시장을 70여 년간 지켜온 광덕시장의 소머리국밥. 사진=박소윤
강릉 중앙시장을 70여 년간 지켜온 광덕시장의 소머리국밥. 사진=박소윤
입구 옆에 늘어선 솥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른다. 100% 한우를 사용한다는 말에 수긍하게 되는 풍경이다. 소머리를 직접 손질해 매일 새로 우려내기 때문에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대표 메뉴는 소머리뼈 육수 베이스의 소고기국밥. 부드러운 소머리 고기가 시장 인심을 담은 듯 푸짐하게 들어있다. 고소한 강릉 초당두부를 추가한 소순이(소고기+순두부) 국밥도 별미다.

절반은 '순정 국물'로 즐기다가 '불대기'를 살짝 더해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아주 매운 다대기(다진 양념)'란 경고문에 걸맞는 화끈한 맛이다.

토박이 추천 맛집, 다이닝블루

직접 재배한 강원도 감자로 만든 바질 크림 뇨끼. 사진=박소윤
직접 재배한 강원도 감자로 만든 바질 크림 뇨끼. 사진=박소윤
강릉의 특산물 감자를 조금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이곳의 바질 크림 뇨끼가 제격이다. 레스토랑 농장에서 직접 농사지은 감자와 바질로 만들어 신선하고 건강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뇨끼에 산뜻한 바질 크림을 듬뿍 찍어 맛보길.

3주 이상 습식 숙성(Wet Aging)한 한우를 사용한 스테이크, 청양고추를 넣어 재해석한 쉬림프 오일 파스타 등 모든 메뉴에 사장님의 정성이 듬뿍 담겨있다.
샐러드와 빵 역시 농사지은 건강한 채소를 활용해 만든다. 사진=박소윤
샐러드와 빵 역시 농사지은 건강한 채소를 활용해 만든다. 사진=박소윤
기본 제공되는 샐러드와 빵 역시 레스토랑 옆에서 직접 농사지은 채소로 만든다. 양파와 강황을 사용한 노란 빵, 오징어 먹물을 넣어 직접 만든 검은 빵 모두 맛깔나다.

택시기사 추천 맛집, 윙윙치킨

로컬 맛집이라는 확신이 든 순간. 식사를 하는 30분 사이 무려 5명 이상의 동네 주민이 이곳을 찾아 치킨을 포장해갔다. 길거리 트럭 장사로 시작해 지금의 매장을 내기까지, 한결같은 옛날 치킨의 맛을 간직한 곳이다.
무뼈·똥집·껍질 튀김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윙윙치킨 모듬 세트. 사진=박소윤
무뼈·똥집·껍질 튀김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윙윙치킨 모듬 세트. 사진=박소윤
윙윙치킨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닭똥집·껍질 튀김을 놓치지 말 것. 맥주를 안 시키고는 못 배길만큼 바삭하고 감칠맛 넘친다. 산더미처럼 쌓여 나오는 모듬(무뼈+똥집+껍질) 세트가 2만 원으로, 가격까지 착하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해 자꾸 손이 가는 트윙 가루. 사진=박소윤
달콤하면서도 짭짤해 자꾸 손이 가는 트윙 가루. 사진=박소윤
윙윙치킨의 튀김옷은 간이 세지 않아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땐 트윙 가루를 추가해보자. 모 치킨 브랜드의 ‘뿌OO 소스’를 떠오르게 하는 마법의 가루다.

토박이 추천 맛집, 홍제멘션 에스프레소 바

(왼쪽부터) 에스프레소
(왼쪽부터) 에스프레소 "콩"파냐와 기본 에스프레소. 사진=박소윤
‘커피의 도시’에서 갖는 느긋한 커피 타임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싶다면 홍제멘션 에스프레소 바를 추천한다. 강릉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한 덕에 북적이는 관광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롯이 커피의 향과 맛에 집중할 수 있다.
주택을 개조한 홍제멘션 내부. 사진=박소윤
주택을 개조한 홍제멘션 내부. 사진=박소윤
주택을 개조한 카페엔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왼쪽 건물은 사이폰 커피를 취급하는 일반 카페, 오른쪽 건물은 호젓한 분위기의 에스프레소 바로 운영한다.

인기 메뉴인 에스프레소 “콩”파냐는 홍제멘션 특제 콩 크림을 사용한 부드러운 에스프레소다. 함께 제공되는 빵을 크림에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