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칼럼

[칼럼] AI, 사회적 임팩트 확산 돕는다


글로벌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임팩트 사업을 한다면 어떨까? 사회 혁신 분야에서 ‘MS다움’은 어떤 것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여기에 몇몇 사례가 있다.

MS는 유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사내에 ’임팩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for Positive Impact, EfPI)’을 발족한 바 있다. 글로벌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기업의 임팩트 활동을 인공지능(AI)으로 도와주기 위한 플랫폼이다. MS는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12개월간 액셀러레이트 과정을 개설해 CEO 코칭, 워크숍 개최, 생태계 활성화에 AI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사회혁신가들은 MS의 애저 AI 플랫폼을 이용해 각자 관심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 임팩트 제품화하고, 이 중 일정 기준을 만족하면 4년간 총 15만 달러에 해당하는 애저 크레디트를 마음껏 활용하게 된다. 불과 발족 3년 만에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1500명이 넘는 사회혁신가와 체인지메이커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또 MS는 2022년부터 ‘체인지나우(ChangeNOW) 임팩트 서밋’을 매년 개최해왔는데, 2024년에는 파리에서 개최되었다. 사회혁신가, NGO, 투자자, 정책결정자까지 모여 사회 해법을 모색하고 자신의 해법을 홍보하는 글로벌 행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MS는 부스를 통해 EfPI 프로그램의 좋은 사례를 홍보하고, 특히 9명의 ‘긍정적 임팩트(Positive Impact, PI)’ 기업가들이 참석해 솔루션을 보여주고, 토론하는 장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새롭게 ‘긍정적 임팩트 컵(PI Cup)’을 신설해 최종 선발된 5명의 파이널리스트가 AI 솔루션을 활용한 혁신적 사회문제 해법을 피칭하고 평가받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경연 대회는 누가 더 나은지 평가하는 경연장이라기보다는 사회문제 해결에 생성형 AI가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는지 논의하는 공론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여기서 AI 솔루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민간기업에 도움 되는 정도에 따라 평가받았다.

이렇듯 MS만 AI를 활용한 사회문제 해법에 관심이 있을까? 지난 1월에 개최한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지능형 시대를 위한 협업(Collaboration for the Intelligent Age)’이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이미 AI는 중요 개념이었고, 세계경제포럼(WEF)은 산하에 AI 거버넌스 연합(AI Governance Alliance)을 구성해 세계적으로 463개 기관과 664명의 사회혁신가가 AI의 사회문제 해결 용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2024년에만 해도 WEF 슈바프재단, 마이크로소프트, 컨설팅 회사 EY가 합세해 ‘사회 혁신을 위한 AI(AI for Social Innovation)’ 이니셔티브가 만들어졌고, 사회혁신가와 기술 리더 간 협력 프로젝트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에서는 벌써 3개의 보고서가 발간되었고, 올해 초 마지막 보고서가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에 발간된 〈이코노미스트〉의 ‘2025 세계 대전망’에서는 올해 주목해야 할 10가지 주제 중 하나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AI’라는 꼭지를 추가했다. 결국 AI도 인류의 삶을 개선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일 수밖에 없다. 사회 혁신계에서도 AI를 활용한 사회 해법 찾기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