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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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역대 최대 규모다. 건설과 도소매 등 내수 영향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 부진이 장기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역대급 건설 불황에…2월 실업급여 신청 25% 폭증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6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3400명(25.1%) 증가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7년 이후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다. 건설업 분야 신규 신청자가 43.5%(5만800명) 폭증하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다음으로 사업서비스업(3만7000명), 제조업(3만4000명), 도소매업(2만4000명) 순이었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1.5% 증가한 1조728억원이었다. 실업급여 하한액과 연동된 최저임금이 올라 지급액이 커진 데다 고용 사정 악화로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늘었다고 고용부는 분석했다. 지난달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도 66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6.9% 증가했다.

채용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고용24를 이용한 신규 구인 인원은 17만3000명, 신규 구직 인원은 43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구인배수)는 0.40으로 하락했다. 구직자는 10명인데 일자리는 4개밖에 없다는 의미다. 2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0.36을 기록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2월(0.65)보다는 0.2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538만 명으로 전년보다 1%(15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1년 만의 최소 증가폭이다. 서비스업에서 16만7000명 증가한 데 반해 건설업은 2만1000명 줄었다. 건설업은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19개월 연속 감소세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수주량과 기성액이 감소해 올해 건설업 전망은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하지은/곽용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