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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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관세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공약인 세금 감면 및 규제 완화에 집중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관세 정책의 방향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관세 정책에 대한 대표적인 반대파가 스콧 베센트 재무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경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는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다. 이들은 경제 정책 방향을 투자자들이 원하는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 중이다. 또한 멕시코가 불법 이민 및 펜타닐 밀매 단속에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점도 주장 중이다.

관세 정책을 찬성한다 해도 현재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돼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월 2일 상호관세 도입을 앞두고 공개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 및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전 관세 발표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데 따른 조치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최근 기업들의 관세 정책과 관련한 우려를 적극적으로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을 중심으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도 적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11일 방송된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만약 관세로 인해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이 (관세) 정책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때문에 백악관 내부에서 무역정책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무역 정책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심했으며, 이로 인해 정책이 언론에 유출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 장관은 2018년 5월 중국에 방문했을 때 중국 대표단 앞에서 관세 정책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