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에 뿌리를 둔 패션 브랜드가 해외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대문을 K패션의 글로벌 진출 전진기지로 육성하는 지원책도 나오고 있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대명화학그룹 계열 패션 브랜드 운영사인 하고하우스가 투자한 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지난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3년(1000억원) 매출 대비 50% 늘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마뗑킴은 2015년 동대문에서 옷을 떼다 파는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했다. 이후 자체 디자인·제작에 나서며 디자이너 브랜드로 변신했다. 2021년 하고하우스에 편입된 이후 홍콩 마카오 대만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매출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는 일본 도쿄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일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젝시믹스와 함께 K애슬레저 열풍을 이끄는 안다르도 동대문에서 해외 진출의 꿈을 키운 브랜드다. 안다르는 창업 초기 동대문에 있는 무신사 스튜디오를 근거지로 활용했다.

안다르는 지난해 매출 2368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78% 늘었다. 2023년과 지난해 싱가포르에 1, 2호점을 연달아 내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해는 호주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패션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K패션 브랜드가 계속 나오려면 동대문 패션 디자인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는 이달 초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디자인 경력이 있는 동대문 패션 유통업체와 디자이너 브랜드 업체 등 총 90곳을 선정해 이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 바이어와 롯데·현대백화점 등 국내 유통사로부터 수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위해 이달 25일부터 5월 8일까지 ‘동대문 K패션 수주 전시회’도 연다. 한국패션협회는 동대문 디자이너 브랜드와 의류 제조업체 간 연계를 지원하는 ‘패션큐브’를 지난해 9월 열었다.

오형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