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권한대행 ‘바통터치’ > 24일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김범준 기자
< 대통령 권한대행 ‘바통터치’ > 24일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를 시작하기 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김범준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탄핵소추된 지 87일 만에 복귀한 직후 내놓은 메시지는 국익과 통합이었다. 한 권한대행은 2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고,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며 “남은 기간 제가 내릴 모든 판단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세대 이익에 두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국익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다.

갈등 해소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우리 국민은 많은 갈등을 겪고 있지만 대한민국이 계속해서 번영하고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만은 모두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려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입장과 생각이 달라도 위로, 앞으로, 함께 가야 한다는 꿈은 모두가 일치했다”며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를 향해선 “초당적 협력이 당연한 주요 국정 현안을 안정감 있게, 동시에 속도감 있게 진척시킬 수 있도록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위와 앞을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관계부처에 안보·치안 유지와 재난 관리를 위한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후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민생과 직결된 주요 현안을 속도감 있게 진척시키는 것이 내각의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오후엔 경북 의성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진화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한 권한대행은 밤늦게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공고한 한·미 동맹에 기반해 우방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가운데 우리 국민과 국익을 위한 외교정책들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세계 시장에서 뛰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한 팀이 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통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 중이다. 초대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 대사를 지낸 만큼 직접 미국 측 인사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과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을 공포할지 재의요구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한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지도 관건이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블어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곧바로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한 권한대행을 압박했다. 한 권한대행은 임명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제 곧 또 뵙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도병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