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손실 잊었나'…한은 "서학개미, M7·레버리지ETF 줄여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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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재민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블로그에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이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잔액 비중은 지난 2019년 말 58.2%에서 최근에도 90.4%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미국 주식 중에서도 M7으로 대표되는 성장주와 지수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가 많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상위 5개 보유종목은 테슬라(147억달러), 엔비디아(105억달러), 애플(40억달러), 팔란티어(29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9억달러) 등 기술주였다. 6위는 나스닥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ETF인 TQQQ(24억달러)였다. TQQQ의 전체 시가총액(204억달러) 중 한국 개인투자자의 지분율은 11.9%에 달했다. 테슬라 주가의 2배를 추종하는 TSLL의 한국 투자자 지분은 약 13억달러로 전체의 40.5%였다.
한은은 이같은 위험 추구 성향의 투자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큰 수익을 얻지만 내릴 때는 손실이 크게 불어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국 주식시장이 고강도 긴축으로 무너진 지난 2022년과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미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 겹치면서 급락했다. S&P500 지수는 19.4% 하락했고, 국민연금 등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 수익률도 -19.2%를 기록했다.
그해 서학개미의 수익률은 -35.4%로 평균보다 두배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이 과장은 "당시에도 개인투자자들은 M7 종목이나 레버리지 ETF에 투자를 집중했다"며 "이들 종목의 수익률 하락폭이 평균보다 컸기 때문에 손실이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연 -40% 수준의 손실을 입을 경우, 이를 S&P500 등 지수 추종 투자로 만회하는데 약 8.6년이 걸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서학개미는 저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달 간(2월 19일∼3월 19일) 전체 해외투자 순투자액 45억 달러 중 M7 주식(8억 달러), 주요 레버리지 ETF(16억 달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과장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관에서 미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쌓아가기 위해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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