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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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규모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안동시에서 닷새째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봉사자들은 하루도 빠짐없는 원 전 장관에게 "왜 계속 나오시냐"며 놀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꾸준히 현장에서 직접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중앙 정치인은 원 전 장관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정치권과 안동 산불 피해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지난 26일 경북 의성, 안동 지역 산불이 악화하고 이재민이 증가하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안동으로 이동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줄곧 겨냥해 '이재명 저격수'로도 유명한 원 전 장관은 안동으로 바삐 움직이는 탓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무죄 선고에 대해서도 따로 논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 전 장관은 26일 오후 4시께 안동컨벤션센터에서 밥 짓기 봉사에 나서고, 경북 지역 봉사 단체와 함께 이재민을 위한 저녁 식사 조리 및 배식 활동을 했다. 이어 안동체육관으로 이동, 안동적십자회와 함께 추가 배식 활동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안동시의원은 "원 전 장관이 주변 사람들과 소탈하게 잘 어울려 현장 봉사자 등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27일에는 오전 7시부터 안동체육관, 용상초등학교 등에서 식사 조리 및 배식, 도시락 준비 등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27일 오후에는 전소된 고운사를 찾아 주지 스님을 위로하고, 현장 소방관을 격려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안철수 의원은 "여기서 왜 만나냐", "아는 얼굴이 여기 있어서 놀랐다"고 놀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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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에도 마찬가지로 아침 7시부터 안동체육관에서 이재민 식사 조리 및 배식 봉사에 임했다. 다른 봉사자들은 "진짜 또 나오셨느냐", "왜 계속 나오시느냐"고 놀라워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원 전 장관에게 "서툰데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고 농담을 던지는 봉사자도 있었다. 원 전 장관은 29일과 이날까지도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봉사 일정을 반복하고 있다.

현장 봉사 활동 중인 한 네티즌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 전 장관 목격담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8일 '실시간 안동 산불 현장인데, 원희룡이 집에 안 간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정치인들 오는 거 그리 반갑진 않은데, 이 사람 며칠째 오늘도 새벽 6시부터 나왔다"며 "국회의원이 새벽부터 밤까지 사람들 밥 퍼주고 짬(음식물 쓰레기를 뜻하는 은어) 버리고 있다"고 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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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국 11개 지역에서 발생한 중대형 산불 영향구역은 총 4만8238ha에 달한다. 서울 전체 면적(6만ha)의 약 80%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부분 지역의 주불은 진화가 완료됐거나, 진화율 99%를 기록하고 있지만, 잔불이 되살아나고 있어 소방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진화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산불 확산에 따라 대피했다가 아직 집으로 가지 못한 이재민은 4193세대, 6885명에 달한다.

원 전 장관은 한경닷컴에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혔지만, 불에 탄 집을 복구하고 주민들의 주거와 생계를 지원하는 것이 더 큰 과제"라며 "현장을 찾은 국무위원들과 국회의원들에게 국가 차원의 관심과 신속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