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돈 못 갚아요"…10년 만의 최악 사태에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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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 박성훈 의원(국민의힘)과 행정안전위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11.70%로 집계됐다.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통계다.
직전 분기 11.00%와 비교하면 3개월 사이 0.70%포인트(p) 더 올랐고, 2015년 2분기 11.87%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1년 전인 2023년 4분기 7.63%보다도 4.07%p나 높다.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 등)에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3.67%도 직전 분기 2.94%와 전년 동기 2.31%보다 각 0.73%p, 1.36%p 상승했다. 2014년 2분기 3.69% 이래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의 보험사 연체율은 1.46%로, 이 역시 석 달 새 0.18%p 또 올라 2019년 2분기 1.48% 이후 5년 6개월 내 최고 수치다.
다만 2금융권 전체 연체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4.74%에서 4분기 말 4.69%로 0.05%p 소폭 내렸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 연체율이 4.37%에서 4.19%로 떨어진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연체율은 0.60%로 0.01%p 낮아졌지만, 3분기 0.61%에 이어 두 분기 연속 0.60%대를 유지했다. 0.60%대 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한은 시계열 상 10년 이상 거슬러 2014년 3분기 0.65%와 비슷하다.
특히 자영업자의 다중채무가 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176만1000명으로 56.5%를 차지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4%에 해당하는 749조6000억원이 다중채무자의 빚이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1인당 평균 4억3000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3분기와 같고, 2021년 4분기 4억3000만원 이후 가장 많다.
한은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했다.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분석했고,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로 봤다.
한은이 27일 펴낸 '2025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다중 채무자 중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인 취약 자영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42만7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3.7%를 차지한다고 했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은 125조4000억원으로 1년 새 9조6000억원 증가했고, 연체율은 11.16%였다.
한은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배경으로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전반적인 금융여건 완화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취약성 및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출 연체율이 취약차주 등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개별 자영업자의 상환능력과 의지에 따라 금융지원, 채무조정 등을 차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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