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가자" 우르르…관세·공매도 불확실성에 떠오른 종목
기관투자가들이 고배당·저변동성 종목에 모여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계획, 환율 불안, 공매도 재개 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방어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분위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간 기관투자가들은 은행주와 고배당주를 놓고 대거 매수세로 전환했다. KB금융은 126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많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4~12일) 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달 초 25억원가량을 순매도한 신한지주는 5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KT&G는 138억원 순매도에서 423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초 6억원에서 270억원으로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반면 기관은 지난달 초 순매수 2위(약 778억원)였던 포스코홀딩스를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270억원어치 덜어냈다. 고려아연, 셀트리온 등도 매도 전환했다.

이는 기관들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기관이 순매수를 늘린 고배당 종목은 철강주, 바이오주 등에 비해 경기 민감도가 낮다. 실적과 배당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높은 수익 가능성은 낮지만 예측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들 종목은 기관이 비중을 늘리고 있는 반면 외국인 수급은 소극적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KB금융, 신한지주, KT&G, 메리츠금융지주 모두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에겐 환차손 우려 등에 따라 금융·고배당주 투자 매력이 낮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수준으로 오른 구간에선 외국인의 배당 실질 수익률이 떨어진다”며 “외국인은 통상 단기 주가 이벤트나 성장 기대가 있는 종목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KB금융은 0.76% 오른 7만9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2.23% 오른 4만8100원에, KT&G는 1.09% 오른 10만2200원에 장을 마쳤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