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동화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 9./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전동화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 9./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의 초반 판매 성적표가 부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앞서 출시된 동급 차량인 EV9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으로 초반 시장 반응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

2일 에 따르면 아이오닉9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784대 판매됐다. 판매를 처음 시작한 2월(181대)에 비하면 늘긴 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판매량이다. 앞서 2023년 출시된 동급 전기 SUV인 기아 EV9이 출시 첫 달과 다음달에 각각 1334대, 1251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적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 출시 당시 판매 시작 가격을 7인승 익스클루시브 기준 6715만원으로 책정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쳤다. EV9의 엔트리 트림인 에어와 비교하면 622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당시 기아는 자사의 첫 번째 대형 전기 SUV를 선보였지만 고가 논란과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에 발목을 잡히면서 국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EV9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2012대에 그쳤다. 8052대를 판매했던 2023년에 비해 75% 급감했다.

현대차는 EV9을 반면교사 삼아 아이오닉9의 판매 가격을 합리적으로 정해 국내 대형 전기 SUV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아이오닉9과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설계됐지만 배터리 용량이 다르다. EV9의 경우 99.8킬로와트시(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아이오닉9의 배터리 용량은 110.3kWh다. 이로 인해 아이오닉 9의 항속형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후륜 모터 기준 532㎞에 달한다.

성능 면에서는 아이오닉9이 우위에 있지만 디자인은 EV9 선호도가 좀 더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배터리, 주행거리, 성능, 승차감, 크기 전부 아이오닉 9이 우수하지만 디자인이 다소 아쉬워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단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9의 경우 2월 중순부터 판매가 시작돼 2월 판매의 경우 온전한 한 달 동안 판매가 된 게 아니라 초반 판매 대수가 부족했다. 아이오닉 9과 EV9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