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000만원이 사람 살렸다"…'777억' 부자의 고백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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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미션 크리티컬 SW 검증사
슈어소프트테크 성남 본사를 가다
배현섭 대표, 2030년 매출 1조 꿈
“車·원전·방산 SW 검증 수요 증가
AI 검증 사업서 의미있는 계약 체결
유럽 중량급 기업과 협업 8부 능선”
5년간 연평균 매출 15%씩 증가
현대차 5000만원 주문으로 고비 넘겨
현재 2대 주주로 ‘든든한 우군’
슈어소프트테크 성남 본사를 가다
배현섭 대표, 2030년 매출 1조 꿈
“車·원전·방산 SW 검증 수요 증가
AI 검증 사업서 의미있는 계약 체결
유럽 중량급 기업과 협업 8부 능선”
5년간 연평균 매출 15%씩 증가
현대차 5000만원 주문으로 고비 넘겨
현재 2대 주주로 ‘든든한 우군’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8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국내 유일 미션 크리티컬 SW 검증 업체인 슈어소프트테크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인지 및 판단 알고리즘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예를 들면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를 차량이 정확히 인식하고 제동할 수 있는지 수천 가지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즉 미션 크리티컬 SW 검증이란 원자력 핵반응 제어·항공기 비행 제어·자동차 자율주행 등 주요 산업에서 SW 오류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KAIST 5명 의기투합 “안전한 세상 만드는 SW 만들자”
배현섭 슈어소프트테크 대표(1971년생)는 지난 11일 “안전한 세상을 위한 SW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창업했는데, 현재 자동차·원자력·국방 등 관련 고객사를 늘려가며 올해 첫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KAIST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인 배 대표는 2002년 같은 학교 학부 후배 1명과 대학원 실험실 후배 3명 등 총 5명과 창업 후 국내 최초 SW 검증 자동화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인물이다.



배현섭 대표 “SW 검증 사업 순항…AI 사업 강화, 해외 진출도 확대”
배 대표는 “주력 산업의 SW 검증 사업 성장과 테스트 AI 사업 순항, 해외 진출 확대로 올해도 15% 이상 성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점점 SW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국내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약진과 K방산·우주항공청 개청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으로 수년간 고속성장이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포츠(Verified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전 세계 소프트웨어 검증 서비스 시장은 외부 전문업체를 통한 테스트 및 QA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2030년까지 약 15조1000억원(104억5000만달러) 규모로 성장(연평균 성장률 9.4%)할 전망이다. 한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검증 시장을 별도 산업으로 분류하고, 2032년까지 약 133조원(918억6000만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자동차 분야 특성상 완성차 및 티어1 공급사의 임베디드 SW 개발 과정 전반에 포함된 다양한 검증 활동이 시장 규모에 반영되기 때문인데 연평균 14.2% 성장할 것으로 봤다.

K방산 질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36%의 매출 증가를 기록 중이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무기체계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올해 100억원 정도 매출이 기대된다. 배 대표는 “전차의 경우 한국과 외국의 지형이 다르듯 그 나라에 맞춰 SW가 변경하기 때문에 무기 다변화가 SW 검증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도 놓치지 않는다. 미국(2014년)과 중국(2017년)에 지사를 설립했는데 해외 SW 검증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직 매출의 유의미하진 않지만, 중국은 작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제일자동차 등 거래처만 34곳을 확보했다. 일본에서도 작년 대리점을 만들었고 올해 유럽 중량급 기업과 ‘동맹(얼라이언스) 계약’이 8부 능선까지 왔다. 글로벌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 첫 AI 검증 시장 진출…5년간 연평균 15% 매출 증가
배 대표는 AI 시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AI를 SW 검증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테스트 바이 AI, 그리고 AI 자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테스트 오프 AI 두 가지 방향으로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테스트 바이 AI의 경우, AI가 접목되면 SW 검증 생산성은 50% 높아지는 것으로 자체 실험평가에서 확인한 바 있다. 예를 들어 1000줄짜리 SW 검증에 1시간이 소요됐다면 지금은 1500줄짜리까지 가능한 것이다.
배 대표는 “테스트 오프 AI의 경우, AI가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증도 중요한데, 국내 통신사와 첫 계약(5억원 규모)을 통해 AI 검증 시장 진출한 것에 대해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통신, 금융, 전자 등 AI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사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SW 검증 수요 증가와 인수합병(M&A)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2010년 매출 317억원, 영업이익 45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888억원, 영업이익 79억원으로 180.13%, 75.56% 증가했다.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6.32%로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 1632만원을 남긴다. 특히 2023년 8월 229억원(지분 43.7%)을 주고 첫 M&A를 진행한 빅데이터 전문 기업 모비젠의 경우 연결 재무제표 편입 효과도 상당했다. 모비젠(현 지분 50.5%) 작년 매출만 330억원(영업손실 10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는 고점 대비 70% 폭락…“SW 검증 산업군 영업 확대”
실적 고공 행진에도 주가는 내리막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400원으로 2023년 5월 고점(1만4900원)보다 70.47% 폭락했다. 2023년 4월 상장해 벌써 2년을 넘긴 만큼 탄탄한 성장과 전략적 M&A로 실적·주가 퀀텀점프를 노린다. 이를 통해 올해 1000억원 매출, 내년 1500억~2000억원 매출 등 단계적으로 배 이상 성장을 꿈꾼다.
또 임직원 90%가 SW 전문 인력인데 빅데이터·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내년까지 약 400억원을 투자해 3년 뒤 빅데이터·AI 6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작년 AI 모델 검증 도구를 출시했고 학계와 연구개발(R&D) 파트너십을 통해 원천 기술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 사업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 슈어데이터랩은 빅데이터 기반 돌봄 서비스 기술을 보유했는데 슈어이케어 시스템으로 전력 사용 빅데이터 패턴 분석을 통한 독거노인 생활 안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또 모비젠과 기술 협업으로 AI 검증 기술 공동 개발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등록금도 교회 장로가 내준 흙수저…“현대가 5000만원 프로젝트가 사람 살려”
13일 기준 777억원 주식 부자인 배 대표는 소위 말하는 ‘흙수저’ 출신이다. 수원 지역 과학고와 KAIST 박사 출신으로 공부 머리는 대한민국 상위 1%에 해당할지 몰라도 경제력은 하위 1%에 해당됐다. 그는 “중학교 등록금은 교회 장로님이 내주시고, 미술 선생님이 국가 장학금 받게 추천서도 써주실 정도로 집안 형편은 녹록지 않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2남1녀 중 장남인 그가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압박도 상당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2008년 현대차 SW 프로젝트 발주로 당시 10여명의 동료들이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한다. 금액은 5000만원 정도였지만 이를 발판으로 다른 대기업들과 의미 있는 계약이 이어졌다. 배 대표는 “현대차가 사람을 살린 거나 다를 바 없다”며 대기업 투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빨간색 쏘나타를 주로 타는 그는 “운전하는 재미는 쏘나타만한 게 없다”고 웃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금도 귀인이다. 2008년 5000만원 실적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계열사 포함 300억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VIP다.

LS증권 “원전·방산 등 관련 산업 호조”…목표가는 제시 안해
청춘들에게 인생 조언을 부탁하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없으면 뭔가를 이루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20년 넘게 사업을 하고 50세가 넘어 확신한 게 자본주의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며 “선한 마음을 갖고 서로 도우려는 좋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갈 수 있기에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서로 도우려는 마음을 품으면 복이 온다”고 답했다. 사업가는 셈법을 따져 ‘기브 앤 테이크’를 우선할 것 같지만, 배 대표는 돌발 상황이 생기면 돈 안 따지고 그 일에 몰두해 완벽한 처리를 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 번 고객이 된 회사들은 20년 넘게 장기 고객이 됐다고 한다. 업무 시간과 범위를 벗어나도 신뢰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게 그의 사업 스타일인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고생한 창업 멤버들과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특히 “주주총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들을 잊지 못한다”며 “주가가 받쳐주지 못해 정말 속상하지만 초심을 잊지 않고 열심히 본업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AI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마케팅 역량도 강화하고 좋은 동맹 기업도 찾았다”며 “글로벌 SW 기업으로 도약하고 3년 내 실적과 주가 모두 퀀텀점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을 마쳤다.

!["현대차 5000만원이 사람 살렸다"…'777억' 부자의 고백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http://img.toplightsale.com/photo/202504/01.40100560.1.jpg)
'15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성남=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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