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우면 쓸모 없어도 지갑이 열리는 이유
푸바오, 명품 가방에 주렁주렁 달린 키링,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귀여워서 삽니다>는 '귀여움'이 어떻게 소비로 이어지는지 파헤친다. 저자 강승혜는 20년간 마케팅 업계에 몸담은 데이터 및 소비자 전문가다.

책은 귀여움이 매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인 만큼 데이터로 환산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말한다. 그만큼 마케터의 직관과 트렌드를 읽는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귀여움 소비'을 자극하는 동기는 크게 두 가지다. 어차피 살 물건이라면 이왕이면 귀여운 쪽을 선택하는 소비, 그리고 쓸모랑 상관없이 귀여우니까 소비하는 것이다. Z세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귀여우니까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게 보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귀여움이 소비로 이어지는 이유는 '현대인의 애환'이라는 공감대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작고 약해 보이는 캐릭터를 통해 일상 속 애환을 유머로 승화하는 효과가 있다. 귀여운 대상을 보고 따뜻하고 평화로운 기분을 느끼고, 이 감정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증폭되면서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기능도 지닌다.

책은 브랜딩에서 귀여움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귀여운 이미지가 좋은 인상과 즐거운 감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브랜드의 지속 성장에 중요하다는 게 책의 요지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