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차량용 MLCC.  /자료=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차량용 MLCC. /자료=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매출 1조원 돌파를 앞두는 등 자율주행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도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반도체 등 모빌리티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IT부품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인 자율주행 사업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차량용 MLCC 매출은 올해 1조2000억 원으로 작년(9800억원 안팎) 대비 2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차량용 MLCC 점유율은 올해 22%를 기록하며 세계 2위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의 차량용 MLCC 점유율은 2022년 4%에서 2023년 13%, 지난해 20%로 오르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IT부품사들이 모빌리티에 올인하는 것은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IT부품사들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발전에 따른 부품 단가 상승, 부품 탑재 수 증가로 고속성장을 했으나, 2022년 이후 성장이 꺾였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나란히 7000억원 안팎으로 2022년(1조2000억원안팎)대비 40%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이 2018~2019년 스마트폰에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카메라 탑재 개수가 늘지 않고 있다”며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공지능(AI) 기능 강화 등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집중하면서 부품사들이 마진이 깎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부품 단가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리스크다.
LG이노텍의 신개념 차량용 조명.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의 신개념 차량용 조명. /사진=LG이노텍
모빌리티는 IT부품사들이 저성장을 탈피할 유일한 분야로 꼽힌다.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8900만대(지난해 기준)로 볼륨이 클 뿐 아니라 부품 단가와 탑재 개수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MLCC 탑재 개수가 내연차의 4배에 달하는 1만개 이상이다. 특히 차량용 MLCC는 중국의 기술력이 부족해 삼성전기에 납품을 요청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의 응용처를 모빌리티로 다각화하는 동시에 차량용 조명, 배터리관리 시스템, 통신 모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애플과 같은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테슬라 등 자율주행 업체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카메라가 실외에 2~4개 탑재되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테슬라 자동차는 6개 이상의 카메라가 들어간다.

박의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