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의 주요 대선 주자들이 대선 경선 출마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개최한 출마 선언식에서 "윤 전 대통령을 도와 단일화를 했던 사람으로서 깊은 반성과 사과를 드린다"며 "계엄은 잘못된 것이었고, 헌법재판소 판결에 명백하게 나타난 것처럼 재판관 전원의 위헌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금 우리는 과거를 회한으로 보낼 여유가 없다. 경제와 일상을 복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일소하는 '시대교체'가 필요한 때"라며 "대한민국 갈등에는 정쟁을 유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 저, 안철수만큼 민주당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절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오전 10시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자신이 그동안 공표된 각종 차기 지도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선두권을 달린 데 대해 "국민의 뜻을 매우 무겁게 생각한다"며 "제가 원해 밀어달라고 한 게 아니고 우리 안타까운 정치 현실과 국민의 답답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국난으로 경제도 어렵고 국민들이 굉장히 힘들어한다"며 "정치권과 국민이 단합해 국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잠룡들이 속속 대권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당 안팎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경선에 나서 힘을 보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대행은 경제부총리를 거쳐 국무총리를 두 차례 지내고 주미국 대사도 역임했다. 그런 만큼 최근 불거진 글로벌 통상 전쟁과 국내 민생 경제 위기에 대응할 역량을 갖춘 대선 후보감이란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 대선 후보 차출론에 대해 "한 대행이 후보로서 적절하지 않으냐는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도부 입장에서 언급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국정 안정과 국가 정상화"라며 "(국가가 비정상적으로 돌아간) 원인을 제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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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해 "당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면서 "한덕수 대행을 모시자는 의견이 나온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대선 후보로 한 대행을 검토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일부 인사들은 한 대행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 다른 국무위원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건의하는 등 계엄에 반대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2월 14일 탄핵 소추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정부를 이끌다가,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 당했다. 석 달 가까이 직무가 정지됐던 한 대행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국민의힘 경선에 나설 주자가 20명 안팎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오는 9일 국회에서 대선에 출마한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홍 시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일찌감치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오는 10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밖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번 주 대선 출마 선언이 유력하다.

국민의힘은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했다.

당 정책위의장단은 김상훈 정책위의장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공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