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미국 공영 방송 NPR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2022년부터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그 대신 엔비디아는 첨단 AI 반도체 H100보다 성능을 낮춘 H20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H20의 중국 수출 통제를 검토해 이번주 시행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H20은 올해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가형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딥시크가 한 단계 성능이 낮은 H20 등을 사용해 미국 빅테크에 견줄 만한 AI 모델을 개발하면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AI 발전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매사추세츠), 조시 홀리(공화당·미주리) 등 상원 의원은 1월 공동으로 H20 수출 통제를 요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 제한 계획을 거둬들인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미국 투자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AI 데이터센터에 신규 투자를 약속했고, 이에 트럼프 행정부 방침이 변경됐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