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북동면 송곳산을 업고 있는 울릉도 코스모스의 세번째 리조트 '빌라 쏘메'. /코오롱글로텍
울릉도 북동면 송곳산을 업고 있는 울릉도 코스모스의 세번째 리조트 '빌라 쏘메'. /코오롱글로텍
예로부터 우리는 터의 힘을 믿었다. 좋은 터에 좋은 기운이 깃드니 집 짓기 좋은 터부터 장사하기 좋은 터, 농사가 풍작인 터, 하물며 무덤을 쓰는 자리를 결정할 때도 바람의 힘과 땅의 기운을 고려해 결정했다. 그러나 오늘날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과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이 오가는 도시에서 이런 기(氣)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바다 건너 울릉도,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이 섬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화산이 빚어낸 돌덩어리들이 지구로 떨어진 운석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고 특별한 지형과 지층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은 발길 닿는 곳마다 범상치 않은 정기가 느껴진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풍당당하게 솟아 있는 송곳산과 성인봉, 나리분지의 기맥이 한데 모이는 울릉도 북동면의 대자연이 뿜어내는 기운은 더 남다르다. 기운생동(氣韻生動)이 넘쳐흐르는 이 지역에 소복히 쌓인 첫눈으로 빚어낸 듯 순백색의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가 자리 잡고 있다.
빌라 쏘메 로비 전경. 울릉도의 모습을 담은 축소판 모형이 투숙객을 반긴다.  /코오롱글로텍
빌라 쏘메 로비 전경. 울릉도의 모습을 담은 축소판 모형이 투숙객을 반긴다. /코오롱글로텍
2017년 10월 처음 공개된 ‘빌라 코스모스’와 ‘빌라 떼레’는 울릉도를 대표하는 리조트로 그 이름을 알렸다. 특히 빌라 코스모스는 유려한 건축미로 전 세계 유수의 매체와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하늘에서 바라보면 바람개비같기도, 꽃송이같기도 한 비정형 쉘 모양을 위해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건축사무소 더 시스템 랩 대표 김찬중 건축가는 거푸집을 특수 제작했다. 건축 재료도 돋보인다.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강도가 7~10배 강력하고 유동성이 좋은 슈퍼 콘크리트를 사용해 코스모스만의 유려한 곡선을 표현했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빌라 쏘메 외부 전경. /코오롱글로텍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빌라 쏘메 외부 전경. /코오롱글로텍
감각적인 휴식을 선사해 온 코스모스가 새로운 리조트를 공개한다. 오는 5월 1일 ‘산봉우리’라는 의미를 담은 ‘빌라 쏘메’의 문을 여는 것. 옥황상제가 하늘로 사람을 데려가기 위해 낚시를 하며 뚫었다는 다섯 개의 구멍을 간직한 비범한 송곳산자락 바로 아래에서 울릉도 코스모스의 세 번째 여정이 시작된다.

이곳 역시 빌라 코스모스와 빌라 떼레를 디자인한 김찬중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 김 건축가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산봉우리의 기운을 빌라 쏘메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리조트가 웅장한 송곳산에서부터 이어지는 산등성이의 일부가 되도록 기획했다. 울릉도 전통 가옥에서 볼 수 있는 지붕 양식 너와를 차용해 정상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강한 기운이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갈 수 있도록 했고, 어느 방향에서든 송곳산이 보이도록 만들었다.
빌라 쏘메 객실 '설', 이 객실에는 리조트에서 큐레이션한 LP가 포함돼 있다.  /코오롱글로텍
빌라 쏘메 객실 '설', 이 객실에는 리조트에서 큐레이션한 LP가 포함돼 있다. /코오롱글로텍
걱정은 덜고, 여유는 채우는 올인클루시브

울릉도로 향하는 여정은 쉽지 않다. 아직 배편으로만 이동할 수 있고, 날씨가 허락하지 않으면 배마저도 뜨지 않는다. 강원도 강릉항과 묵호항, 경상북도의 후포항과 포항항 총 네 곳의 항구에서 크루즈 혹은 쾌속선을 탈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만 그만큼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여행 시작 전부터 겁내는 이들이 많다.

빌라 쏘메에 투숙한다면 이런 걱정은 한시름 덜 수 있다. 빌라 쏘메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는 왕복 선표 예약 대행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성수기가 되면 예약도 어려운 배편을 대신 알아봐 주는 컨시어지 서비스가 있어 이동 편을 알아보는데 크게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된다. 식사와 웰빙 엔터테인먼트도 함께 포함돼 있어 온전한 휴식이 가능하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조식과 석식을 제공한다. 전문 셰프가 울릉도에서 나고 자란 제철 식재료와 스마트팜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 등을 활용해 준비한 보양식과 파인다이닝 디너 등을 통해 수준 높은 미식을 경험할 수 있다.
천연 암석을 활용한 명상이 가능한 스톤테라피 공간 '르 플로'.  /코오롱글로텍
천연 암석을 활용한 명상이 가능한 스톤테라피 공간 '르 플로'. /코오롱글로텍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전통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룸.  /코오롱글로텍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전통주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 룸. /코오롱글로텍
부대 시설도 다양하다. 천연 암석을 활용한 스톤테라피 공간과 용출수로 채운 인피니티 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전통주와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두 개의 이벤트 룸이 마련돼 리조트 내에서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누릴 수 있다.

리조트에서 독자 개발한 순환상생 체험은 투숙객이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체크아웃할 때까지 지속된다. 나무(木), 불(火), 흙(土), 금(金), 물(水) 오행을 바탕으로 대자연의 순환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이 활동은 울릉도 식자재로 만든 다과가 제공되는 웰컴티 세레모니, 송곳산에 걸린 달을 보며 불을 피우는 달집 사르기, 목향 태우기, 대자연 속 풍욕 등을 통해 투숙객의 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부정적인 에너지를 비우도록 돕는다.

나무에서, 땅에서, 바다에서… 울릉의 물이 솟는다

울릉도의 물은 특별하다. 나무에서 얻은 고로쇠 수액부터 땅속 화산암반이 정화한 용출수, 깊은 바다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까지, 세 가지 물은 제각기 다른 경로로 솟아나지만 모두 섬 주민을 먹이고 살린다.
심해에서 퍼 올린 심층수로 채운 인피니티 풀.  /코오롱글로텍
심해에서 퍼 올린 심층수로 채운 인피니티 풀. /코오롱글로텍
빌라 쏘메의 물은 심층수를 사용한다. 뻥 뚫린 오션뷰를 감상하며 수영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은 물론, 욕실 샤워 부스에서 나오는 물, 프라이빗 자쿠지의 물 모두 심층수다. 200m가 넘는 깊이의 심해에서 취수한 이 물은 마그네슘과 칼슘, 칼륨 등을 함유해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 비누 거품을 모두 헹궈 내도 남아 있는 미끌미끌한 촉감은 풍부한 천연 미네랄 덕분이다.
울릉브루어리가 선보이는 용출수를 활용한 수제 맥주 '다이빙 스타우트'. /울릉브루어리
울릉브루어리가 선보이는 용출수를 활용한 수제 맥주 '다이빙 스타우트'. /울릉브루어리
LG생활건강과 울릉군이 개발한 용출수를 활용 먹는 샘물 '울림 워터'. /한국 코카콜라
LG생활건강과 울릉군이 개발한 용출수를 활용 먹는 샘물 '울림 워터'. /한국 코카콜라
용출수로는 먹는 물을 만든다, 화산암 지층이 천연 필터 역할을 하며 순수하게 정화된 물인만큼 귀한 물로 대접받는다. LG생활건강과 울릉군이 함께 용출수를 활용해 내놓은 먹는 샘물 'Vio 휘오® 울림워터'는 물맛에 있어 수입 생수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을 얻으며 프리미엄 생수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용출수를 활용한 수제 맥주도 있다. 울릉도 추산마을에 위치한 ‘울릉브루어리’는 울릉도 최초의 수제 맥주 양조장으로, 용출수를 발효·숙성해 맥주를 만든다.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거, 바이젠, 페일에일, 스타우트 네 가지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추후 울릉도의 호박과 쌀 등을 활용한 맥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산고로쇠물. /강은영 기자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산고로쇠물. /강은영 기자
2~3월에만 채취할 수 있는 우산고로쇠물은 울릉도 별미다. 이 시기에 일년치를 채취한 후 얼려놓기 때문에 신선한 고로쇠물을 맛보고 싶다면 채취 시기에 맞춰가는 것이 좋다. 다른 고로쇠물에 비해 사포닌 함유량이 높아 인삼향익 강하게 나는 것이 특징으로, 숙취 해소에도 효험이 있다. 달짝지근한 맛이 나 현지인들은 이 물에 바로 커피를 타 먹거나 밥을 지어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한다.

강은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