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분양 16년 만에 최저…가뭄 언제 끝날까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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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일반 분양 물량, 16년 만에 최저 수준
조기 대선 국면에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시장 양극화 전망"
조기 대선 국면에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시장 양극화 전망"

18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일반분양 물량은 총 1만2358가구로 2009년 1분기(5682가구)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3만5215가구)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월별로 보면 1월엔 5974가구를 분양했는데 직전월(1만2316가구)보다 반토막났고, 2월엔 2371가구에 에 그쳐 재차 1월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3월엔 4040가구로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 분양 물량이 급감했다. 1분기 경기도 총 분양 물량은 1179가구였다. 특히 3월엔 65가구만 분양해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2월 482가구를 분양한 게 전부다.
분양 실적률로 봐도 극히 부진한 수준이다. 1분기 수도권 기준 분양 실적률은 16%다. 지역별로 서울이 17.6%, 경기 17.4%, 인천 9.3% 등이다. 1분기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 10곳 중 2곳에도 못 미치는 아파트가 분양한 셈이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선 등 큰 이벤트가 있으면 건설사가 분양을 미루는 등 피해간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정치 이슈가 상당기간 길어지면서 제때 분양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 이슈가 아니더라도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인 점도 분양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날 때까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부진한 공급 속 경쟁률은 양극화했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의 경우 268가구에 4만여명이 청약해 평균 151.6대 1의 경쟁률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1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청주테크노폴리스하트리움더메트로(S4)' 46.3대 1(313가구 모집에 1만4480명) △1월 전북 전주 완산구 중노송동 '더샵라비온드' 26.1대 1(836가구 모집에 2만1816명) △3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업성동 'e편한세상성성호수공원' 17.5대 1(1138가구 모집에 1만9898명) △1월 세종시 합강동 '세종5-1양우내안애아스펜(L12)' 12대 1(311가구 모집에 3745명) 등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남울산 노르웨이숲'은 328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9명이 청약했고,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양주용암영무예다음더퍼스'는 279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서 10명만 신청하는 등 이들 단지를 포함한 14개 단지가 예비 청약자를 모집하지 못해 미달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경쟁률이 저조한 단지들은 살펴보면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설 유인이 없는 단지가 대부분"이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양호한 물량 자체가 없으니 경쟁률도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청약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면서 "우수한 입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책정된 단지엔 예비 청약자들이 몰릴 것이고 그렇지 않은 단지들은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양업계에선 6월을 지나면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점차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국면이 마무리되는 시점인데다 아예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곳은 일정을 계속 미룰 수 있겠지만 이미 사업이 시작된 곳은 금융 비용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마냥 연기하기 어려워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4~5월 분양계획물량은 총 2만1745가구(일반분양 1만4464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074가구(일반분양 1만5750가구)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는 사람들의 관심이 선거에 쏠리고 매체도 선거 중심으로 운영돼 건설사들이 선거 이후로 분양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심이 있는 현장이 있다면 수시로 일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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