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탈출하는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없어요. 큰 죄를 짓지 않는 한 기업인이 감옥에 가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전 고용노동부 장관)는 16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무너진 한국 경제를 되살리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사가 협력해 발전하는 나라를 이루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김 후보는 “청계천 재단사 보조부터 장관까지 맡으면서 바닥부터 제일 위까지 경험해봤다”며 “노사 화합, 빈부 격차 해소 등에 가장 적합한 중도 통합론자”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고용노동부 장관)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대선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고용노동부 장관)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대선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번 대선에 뛰어든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맞이한 국가적인 위기 상태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서다.”

▷정치 위기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이야말로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때다. 구직도 안 하고 ‘쉬었음’이라고 답변하는 청년이 54만 명으로 역대 최대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관세 쓰나미’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내 기업이 탈출하지 않고, 외국 기업도 몰려드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왜 기업들이 한국을 떠난다고 생각하나.

“싱가포르에는 다국적 기업 아시아 본부가 5000여 개 있는데, 우리나라엔 100여 개밖에 없다. 우리가 더 좋은 지정학적 환경에 있는데도 기업이 몰리지 않는 건 기업을 옥죄는 법 때문이다. 삼성 SK 롯데 등 주요 기업 총수가 다 옥살이를 하지 않았나.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등 기업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입법까지 쏟아냈다.”

▷해결책이 있나.

“중대재해처벌법, 주 52시간 근로제 등 과도한 노동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 불미스러운 사고가 일어나는 건 안타깝지만, 그 사고 때문에 기업인이 감옥에 가야 하는 환경이라면 누가 안심하고 투자하겠나. 근로시간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성과만큼 받아가는 구조를 구축할 것이다.”

▷노동 전문가 출신인데 노동계는 출마를 반대했다.

“나는 ‘전태일 정신’을 늘 말한다. 전태일은 자신의 임금을 올리기보다는 견습공과 여공처럼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처럼 조직된 노동자들이 나의 출마를 반대하는데, 이들은 전체 노동자의 12%에 불과하다. 나는 나머지 88%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세제 정책은 어떻게 펼 것인가.

“법인세와 상속세를 과감하게 낮춰야 기업이 남는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인하하고, 과세표준 구간을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할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로 높은 상속세 역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위한 정책 구상은.

“일자리와 집값이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청년들에게 값싼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재개발·재건축 계획을 짜겠다. 국무조정실 산하 청년정책심의위원회를 여성가족부와 합쳐 ‘청년여성가족부’를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중도 확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는다.

“나는 좌에서 우까지 다 경험해봤다. 공장 생활을 7년 했고 노조위원장, 국회의원, 경기지사,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모두 거쳤다. 확장성의 관건은 치열한 삶과 현장 경험에 있다. 나보다 더 적합한 중도와 통합론자는 없다.”

▷‘한덕수 차출론’에 대한 생각은.

“평생 공직자로 올바른 길을 걸어온 분이다. 다른 길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내가 최종 후보가 된 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즉각 단일화를 제안하겠다. 그래야 이재명 후보를 꺾고 국민과 함께 승리할 수 있다.”

▷김문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나는 성과로 증명한다. 경기지사 시절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단지를 유치했고, 지금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시작했다. 판교테크노밸리도 조성했다. 누구보다 국정 운영을 잘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슬기/정소람/하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