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노력·의지·이타심…日 '경영의 神'이 강조한 평범한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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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 부러지지 않는 마음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양준호 옮김
21세기북스 / 248쪽│2만2000원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의
리더십 강연 핵심 정리
경영 전략보단 인생관 강조
불교 철학, 역사까지 다뤄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 양준호 옮김
21세기북스 / 248쪽│2만2000원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의
리더십 강연 핵심 정리
경영 전략보단 인생관 강조
불교 철학, 역사까지 다뤄

![[책마을] 노력·의지·이타심…日 '경영의 神'이 강조한 평범한 원칙](http://img.toplightsale.com/photo/202504/AA.40205101.1.jpg)
그러나 이나모리는 금세 경영 현장에 돌아왔다. 2010년 파산 위기를 맞은 일본항공(JAL)이 그에게 ‘SOS’를 쳤다. 그때 이나모리는 팔순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녹슬지 않은 노장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나모리는 무보수 회장직을 맡아 2년8개월 만에 JAL을 도쿄 주식시장에 다시 상장하고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JAL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이나모리 회장은 2013년 퇴임했다.
그는 생전 젊은 경영자 육성에도 앞섰다. 경영 아카데미 ‘세이와주쿠’를 설립해 일본은 물론 한국 미국 중국 등 전 세계에서 1만 명 넘는 경영인을 배출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젊은 시절 세이와주쿠 수강생이었다.
이나모리는 2022년 8월 90세를 일기로 노환으로 사망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과 엄격한 경영 원칙을 지키면서도 소박한 성격, 넓은 인품을 지닌 경영인으로 기억되는 이나모리는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중 한 명이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이나모리는 대학 시절 첫 직장 동료로 만난 스나가 아사코와 결혼했다. 그가 사망할 때까지 일평생을 함께한 그의 아내는 우장춘 박사의 넷째 딸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부러지지 않는 마음>은 저자가 생전 각국 리더와 젊은 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강연의 핵심을 모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리더십 지침서’라고 소개한다. 이나모리가 일생을 경영 현장에서 보내며 터득한 경영론이 43개 주제로 정리됐다. 이나모리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화부터 불교 사상, 일본 역사 속에서 그의 교훈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도 가볍게 담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노력’이다. 저자는 이를 “교세라 철학의 근간이 되는 원칙”이자 “지금까지 걸어온 내 인생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를 “리더의 수난 시대”로 정의한다. 이어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수많은 사람을 한데 모아 장애물을 뛰어넘고 조직을 발전시켜야 하는 요즘 리더에게는 더욱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책은 노력에 기반한 열정, 의지, 인격, 이타심, 목표, 도전, 긍지와 같은 가치를 강조한다.
위대한 업적에 비해 이나모리 회장이 얘기하는 경영론은 평범하다. 책은 구체적인 경영 전략보다는 보편적인 인생관과 경영 원칙을 이야기한다. 다소 시시하고 진부한 조언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이 유명 식당의 ‘비밀 레시피’ 같은 성공 비결 대신 철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나모리 회장의 인생관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성공에 이르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고 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을 뺀 성공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경영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특출난 능력이 아니라 원칙을 따라 묵묵히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마음이 복잡할수록 원칙에 더 집중한다”는 그의 말은 경영인이 아니더라도 모든 독자가 직장생활과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인생철학이다.
구교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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