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22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중 관세 갈등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법인 자금이 MMF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MMF 설정 잔액은 224조946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중 관세 난타전이 이어지자 지난달 말 189조653억원에서 이달 들어 18.53%(35조293억원) 급증했다. 1분기 전체 증가액(22조1056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법인 자금이 처음 200조원을 넘어서며 큰 폭으로 늘었다. MMF 전체에서 법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말 89.94%에서 보름여 만에 91.38%로 확대됐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만기가 짧게 남은 국고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짧게 투자하는 피난처 역할을 한다.

MMF가 인기를 끄는 건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 탓에 증시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을 MMF에 넣어둔 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MMF와 비슷한 성격의 초단기채 펀드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MMF 다음으로 현금 유입이 많은 상품은 국내 채권형 펀드였다. 국내 채권형 펀드 356개의 설정액이 올 들어서만 12조3720억원 불었다. 이 중 국내 초단기채 펀드(67개) 설정액 증가액(6조814억원)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MMF형 상품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ETF체크를 보면 올 들어 ‘’에 가장 많은 돈(1조6616억원)이 흘러들어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금리 영향을 덜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초단기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