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파월 공격은 ‘침체 희생양’ 찾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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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 공격은 ‘침체 희생양’ 찾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img.toplightsale.com/photo/202504/01.40235060.1.png)
1. 이어지는 미국 자산 매도
21일 새벽부터 금리가 오르고, 달러는 하락하고, 그리고 주가지수 선물은 떨어졌습니다. 개도국 금융시장 같은 이례적 상황이 '기축통화국' 미국에서 이어진 것인데요. 관세 문제로 인한 자금 이탈도 있겠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에 나설 가능성이 새로운 불안을 자아내는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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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즌그린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자산을 제3세계 자산처럼 거래되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Fed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미국 자산을 덜 매력적으로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RSM은 "지난 몇 주 동안의 관세 충격으로 인해 국내외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다각화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강제로) 기준금리를 내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면 그런 움직임은 더 심화할 뿐이다. 자본은 유로, 엔, 프랑으로 흘러가고 미국의 금리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런 자본 유출은 연방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기업의 자본지출 및 인건비 부담을 가중할 것이다. 또 가계가 주택, 자동차를 사거나 신용카드를 쓸 때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찰스슈왑의 캐시 존스 전략가는 "파월 의장을 축출하려는 시도의 아이러니는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 자산에서 이탈하도록 해 장기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다. 튀르키예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프랑스의 에릭 롬바르 재무장관은 "트럼프는 공격적 관세 조치로 달러의 신뢰도를 손상했다. 파월이 밀려난다면 달러의 신뢰도는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 결과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이 더 커지고 국가 경제가 심각하게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기본적으로 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경기 침체가 닥치면 희생양을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합니다.
SGH매크로의 팀 듀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타격의 책임을 Fed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 '내 계획은 완벽했는데, 파월만 방해하지 않았다면 말이지'라는 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여전히 트럼프가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하지 않고, 대신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 책임을 파월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자멸적 행위가 될 것이다. Fed 독립성에 대한 걱정을 만드는 건 인플레 기대를 상승시켜 Fed가 금리를 내리기 더 어렵게 만들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코어는 "파월을 해고하려는 실제 시도가 발생한다면 장기 국채 수익률은 가파른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인해 급등하고, 달러는 폭락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경기 침체 가능성을 확실히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파월을 해임하면 채권 시장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장기 금리가 급등할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관측했습니다.
2. 무역협상 진전도 없다?
그렇다고 무역협상이 잘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상호관세 90일 유예는 이미 79일밖에 남지 않았고요. 단 한 건의 타결도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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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강압적이고 까다로운 태도를 보입니다. 그는 주말 사이 "금(돈, 권력)을 가진 사람이 협상의 룰을 정한다" "관세를 비판하는 기업가들은 사업을 못 할 뿐만 아니라, 정치도 정말 이해 못 한다"라는 메시지를 날렸고요. 비관세장벽 사기에는 ▲통화조작 ▲부가가치세 ▲덤핑 ▲보조금 등 8가지가 있다는 메시지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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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0년물 다시 4.9% 폭등
아폴로의 주장처럼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식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자본시장에서 자금 이탈 움직임도 커지고 있고요.
채권 금리 폭등세는 종일 이어졌습니다. 오후 3시 47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8.6bp 오른 4.413% 올랐고요. 30년물은 10.7bp나 폭등한 4.916%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0.4bp 내린 3.756%에 거래됐습니다. 중장기물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국채 수익률 곡선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졌는데요.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격차는 66bp까지 확대됐습니다. 60bp를 넘어선 것은 2022년 2월 이후 처음입니다. 3F리서치의 워렌 피스 설립자는 "국채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이 이번 경기 사이클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미국 국채일수록 더 큰 위험 프리미엄(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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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탈날리지는 "수익률 상승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트럼프의 Fed에 대한 공격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재정 정책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의회의 감세가 부채/적자의 경로를 폭발시킬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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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다리서치의 비라이 파텔 전략가는 "'달러가 폭락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러의 실질 실효 환율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 폭락' 수준이라면 아직 20~30% 정도 더 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라이베리에이트리서치의 애덤 파커 설립자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최고투자책임자(CIO) 초정 만찬에서 '미국 예외주의가 유지될 것'이란 우리 입장은 소수였다. 하지만 이것이 예외주의의 끝은 아니다. 미국 자산 하락은 그동안 계속 올라서 더 비싸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부진한 성과를 보이지만 이것이 새로운 장기 추세 시작으로 보지 않는다. 미국의 부진한 성과는 채 1년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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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가 박스권...낮아지는 박스권 범위
무역전쟁 우려에 따른 경기 둔화에다 파월 의장 해임 걱정이 겹쳐지고, 채권 금리 상승세와 달러 약세 등으로 자금 이탈설이 나오다 보니 뉴욕 증시 분위기는 크게 냉각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입장이 바뀌기 전에는 박스권에서 맴돌 것이란 관측이 다수입니다. 관세 위협이 경기를 둔화시키고 있지만, 아직 경기 침체가 발생할지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경기 침체 확률을 45%로 애매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여전히 전술적으로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S&P500 지수(SPX)의 범위를 5200~57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길어질수록 이 범위는 더 낮아질 것이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이 심각하게 훼손된 데 따른 충격이 시장에 반영됨에 따라 5000~5500 수준이 더 적절할 수 있다. 투자자 포지셔닝 측면에서 숏커버링 등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고, 예상보다 좋은 실적 발표나 관세 관련 부정적 뉴스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반등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완전한 무역 합의 소식이 나올 때까지 시장은 점차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의 전 리서치 헤드는 "얼마 전까지 저점을 4800으로 봤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역전쟁에 따른 피해가 누적되고 있고 이런 무역전쟁에서 쉽게 벗어날 방법이 없으므로 그 수준은 더 낮아졌다. 중국은 버티고 있고,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본과의 협상도 금세 이기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 침체 위험이 구체적 지표를 통해 확인되거나 해소될 때까지는 시장이 5000~55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제시합니다. 그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면 시장은 2주 전에 저점(4835)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S&P500 지수는 추가 하락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일부에선 채권 금리가 계속 폭등하거나,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여전히 트럼프 풋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채권 금리가 폭등세를 지속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트럼프는 90일 관세 유예를 발표하면서 채권 시장 불안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개인적으로 최소 1억 2500만 달러 상당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지율 하락도 트럼프의 태도 변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CNBC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3%만이 경제 처리 방식을 지지하는 반면 55%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CNBC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처리 지지율이 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이 2023년 아래로 가장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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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이미 최악의 상황에 진입했으며, 미국은 지금 경기 침체에 점프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고금리로 인해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무역전쟁이 터져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졌고, Fed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그는 작년부터 높은 금리로 인해 주택시장과 기업 투자 모두 위축되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주식과 채권 자산 가격 하락으로 고소득층도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고요. 여기에 트럼프식 정책이 불확실성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의 협상법은 예측 가능성이 작고, ‘합의 없는 협상’이 계속돼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본, 한국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발표된다 해도 실질적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재정 정책도 한계에 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미 정부 지출이 과도했던 만큼, 새롭게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겁니다.
![트럼프의 파월 공격은 ‘침체 희생양’ 찾기?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img.toplightsale.com/photo/202504/01.40235158.1.jpg)
경기 둔화는 아직 하드 데이터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실업급여 청구 건수, 산업생산, 건축 허가 건수 등 하드 데이터는 역사적 기준치를 상회하지만, 소프트 데이터는 평균 이하로 부진하다. 2022년처럼 하드 데이터가 소프트 데이터보다 잘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관세 관련 뉴스가 본격적으로 터진 뒤 경제활동을 포괄할 만큼 최신 데이터는 나오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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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는 오는 수요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초 자료로 쓰일 베이지북을 발표하는데요. 미국의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실시간 데이터가 될 것입니다.
5. 저가매수에도 2%대 하락
뉴욕 증시는 오후 3시까지는 계속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모두 3% 이상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장 막판 한 시간 동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2%대로 하락 폭을 줄였습니다. S&P500 지수는 2.36%, 나스닥은 2.55% 내렸고 다우는 2.48%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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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3.35% 떨어졌는데요. 7일 연속 하락세로 그 기간 주가는 17% 이상 하락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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