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5조원 유상증자 의혹…檢 증권사까지 압수수색
검찰이 자사주 공개매수 기간 중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숨긴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주관한 증권사에 대해서도 압수수색도 단행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부(부장 안창주) 이날 9시께 오전 서울 청진동 고려아연 본사와 경영진 주거지를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서울 중구 본사와 KB증권 사무실 등 총 11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23일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각 사무실의 PC와 내부 자료, 관련자 주거지에 보관 중인 서류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서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30일 2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실사가 자사주 매입 공시 이전에 시작된 것은 공개매수신고서의 허위 기재 및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보고 검찰에 사건을 이첩한 바 있다.
검찰은 이같이 자사주 매입 공시 시점과 증권사들의 실사 개시 시점이 겹쳐 중대한 공시 누락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날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은 유상증자 주관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수사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된 민형사 소송만 10건에 달하며 손해배상 청구액은 1조원을 넘는다. 유상증자 과정에 동의한 이사진도 배임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정희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