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피아노 콩쿠르의 해…제2의 조성진·임윤찬 나올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퀸 엘리자베스 다음달 개막
한국인 13명 본선 진출 最多
밴 클라이번·쇼팽도 열려
3개 대회 개최주기 겹쳐 이례적
선율·박진형·유성호 등 '주목'
한국인 13명 본선 진출 最多
밴 클라이번·쇼팽도 열려
3개 대회 개최주기 겹쳐 이례적
선율·박진형·유성호 등 '주목'

10년 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K클래식 열풍’을 일으킨 조성진이 한 말이다. 그는 쇼팽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명문 음반사인 도이체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세계적 음악가로 성장했다. 임윤찬 역시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후 굴지의 음반사인 데카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신진 연주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밴 클라이번 콩쿠르가 모두 열리는 특별한 해다. 일부 콩쿠르가 4~5년마다 치러지고, 코로나19 사태 때 개최가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에 이들 대회가 한 해에 동시에 열리는 것은 음악계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는 것은 다음달 5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다. 1937년 창설된 이 콩쿠르는 해마다 바이올린·첼로·피아노·성악 부문 등을 번갈아 가며 개최한다. 올해는 피아노 부문에서 자웅을 겨룬다.
본선 진출자 70명 가운데 한국 피아니스트는 13명으로 중국과 함께 가장 많다. 김동주, 김선아, 김송현, 김준호, 김채원, 문성우, 박진형, 배진우, 선율, 신창용, 예수아, 이재영, 황보강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5월 5~10일 본선 무대에 오르며, 이 중 24명이 5월 12~17일 준결선을 치른다.
결선에 진출한 12명은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기량을 겨룬다. 이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는 아직 한국인 우승자가 나온 적이 없다. 만약 올해 탄생할 경우 퀸 엘리자베스 전 분야 우승자 배출 기록을 쓰게 된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다음달 21일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개막한다. 미국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고자 1962년 창설된 대회로 4년마다 열린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버금가는 세계 정상급 대회로 여겨진다. 2021년 대회가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된 탓에 올해는 예외적으로 3년 만에 개최된다.

세계 최고의 피아노 경연 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는 10월 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막한다. 1927년 창설된 쇼팽 콩쿠르는 올림픽보다도 주기가 긴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데다, 쇼팽의 작품으로만 실력을 겨룬다는 특수성 때문에 주목도가 높다. 올해 쇼팽 콩쿠르는 팬데믹 영향으로 2020년 대회가 한 해 미뤄진 데 따라 4년 만에 열리는 자리다.
올해 예선 진출자는 171명, 이 중 한국인은 20명(기권자 제외)이다. 김선아, 김준형, 김지인, 김하영, 박진형, 박채린, 신효진, 양지원, 여윤지, 유성호, 윤정현, 율리아 나카시마(한·일 이중국적), 이관욱, 이기창, 이효, 임주희, 조혜나, 지인호, 지현규, 차준호 등이 다음달 4일까지 예선을 치른다. 본선 무대에는 약 80명이 오르며, 독주회 형식의 라운드를 세 번 거쳐 살아남은 10여 명의 연주자가 10월 18~20일 결선에 나선다.
국내 음악계에서는 한국 피아니스트의 주요 콩쿠르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자 신창용·선율, 프라하의 봄 콩쿠르 우승자 박진형, 뮌헨 ARD 콩쿠르 준우승자 김준형 등 이미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들이 나서기 때문이다. <쇼팽>의 저자인 피아니스트 김주영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통한 한국 연주자들의 탄탄한 기본기, 뚜렷한 목표 의식과 치열한 승부 근성 등은 콩쿠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