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경제인 2000여 명이 경북 안동에 모여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자리를 마련한다. 지난달 산불 피해를 본 안동 지역에 성금을 전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재외경제인 안동 총집결…중기 수출 돕는다
국내 최대 재외한인경제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26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코리아비즈니스엑스포안동(KBEA)’을 예정대로 안동에서 열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월드옥타는 “경북 산불 이후 개최 여부를 고민한 끝에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산불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넘어 지역 경제 회복을 돕겠다는 재외동포 경제인들의 결단이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산불 피해를 본 경북 5개 시·군(안동 예천 영주 봉화 울진)의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희망여행 기획전’과 ‘안동에게 희망을’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월드옥타는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올해 행사 실천 과제를 산불 피해 회복과 중소기업 해외 진출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로 정했다. 또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로 바꿨다. 하회마을을 비롯한 여러 지역 음식점에서 행사 공식 만찬을 분산 진행한다. 행사 참가자 전원에게 안동사랑상품권을 지급해 안동 지역 소비 늘리기에 앞장선다.

월드옥타는 매년 4월 세계 70개국 151개 도시에 있는 월드옥타 회원과 국내 중소기업인,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교류하는 ‘세계대표자대회’를 연다. ‘2025 KBEA’로 명칭을 정한 올해 행사엔 국내 기업 240여 개와 한인 경제인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올해 행사장에 마련된 256개 전시관 신청이 조기 마감됐다. K푸드와 K뷰티 기업이 대거 참가한다. 참가 기업 중 식음료 및 요식업 분야가 전체의 49%를 차지하고 리빙 및 뷰티 분야가 19%로 그 뒤를 이었다. 월드옥타는 현장 실시간 통역 지원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제공해 참가 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월드옥타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산불 피해 이재민을 지원하는 성금을 모금한다. 대회 기간에 후원금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월드옥타는 이번 안동 산불 발생 직후 이재민 돕기 모금 캠페인에 나서 1억5000만원 상당의 성금을 조성했다. 일부는 생필품 등 현물로 지원했다.

월드옥타는 산불로 훼손된 안동의 산림을 되살리기 위해 묘목을 기부하고 ‘옥타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안동시와 함께 ‘희망 식수 행사’도 연다. 월드옥타 측은 “연대와 나눔이 깃든 의미 있는 숲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며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안동이 빨리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옥타 숲에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사진)은 “요소수 대란, 코로나19 등 모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실천적 연대 활동을 했다”며 “이번 안동대회는 축제보다 책임, 기념보다 회복에 초점을 맞춰 안동에 ‘희망의 봄’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