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업에 범용 반도체를 공급해 ‘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예상을 뛰어넘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비스나우, 램리서치 등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2분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발표해 1분기 실적 시즌에 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TI 주가는 3.67% 오른 15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4.71% 상승해 159.31달러까지 반등했다. 이 종목 주가가 오른 것은 추정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다. 자동차 전자기기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 아날로그 반도체를 공급하는 TI의 실적은 ‘경기 가늠자’로 불린다.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수요 변화 속도도 빠르다. 이 때문에 애초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치에 대한 시장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실적은 시장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억6900만달러, 13억2400만달러로 추정치를 각각 4.1%, 11.3%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3% 증가했다. TI는 2분기 매출(41억7000만~45억3000만달러)도 전 분기 대비 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41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로이터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TI가 탄탄한 칩 수요에 베팅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른 기업도 대부분 선방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서비스나우는 전년 동기 대비 18.8% 늘어난 30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4.04달러로 추정치인 3.83달러를 웃돌았다.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정규장과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5.12%, 2.6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