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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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의 디데이가 40일도 안 남았다. 이런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면서, 이번 대선 투표율이 떨어질 가능성까지 나온다. 그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야 참정이 높아지는 경향성이 있었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이재명 후보를 견제할만한 보수층 후보가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 어떻게 봐도 '이재명 독주'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독주 체제가 일관되게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에게 정계 주요 인물 6인(직전 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1.0% 이상 기준)에 대한 대통령감 인식을 물은 결과, 현재 선두 주자는 이재명 후보로 나타났다. 지지(적극 지지+지지 의향 있다) 46% 대 반대(지지 의향 없다+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49%로 집계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 대표에 대한 반대율이 높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8% 대 62%, 홍준표 후보 25% 대 69%, 김문수 후보 24% 대 66%, 한동훈 후보 22% 대 71%, 이준석 후보 17% 대 73%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김문수·한동훈·홍준표·이준석 후보의 적극 지지 비율은 선행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와 유사하고, 지지 의향까지 더해도 모두 30%를 밑돌아 이재명과의 격차가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대통령감 인식의 순지수(지지-반대 비율. 양수가 클수록 지지자, 음수가 클수록 반대자가 더 많음을 의미)를 산출하면 이재명 후보 -3%포인트, 한덕수 대행 -34%포인트, 김문수 후보 -42%포인트, 홍준표 후보 -44%포인트, 한동훈 후보 -49%포인트, 이준석 후보 -56% 순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5%포인트 미만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유일하다.

다자대결인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2주째 역대 최다인 38%를 기록했다. 이어 한동훈 후보 8%, 홍준표 후보 7%, 한덕수 대행·김문수 후보 각각 6% 등 순이었다.

갤럽은 "국민의힘에서는 1차 경선을 통과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이상 가나다순) 4명이 2차 경선에 임하고 있다. 이번 주 이들의 선호도 합계는 23%, 보수 진영 일각의 차출론에 힘입은 한덕수까지 포함해도 29%로 이재명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1~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3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가 45~46%, 국민의힘 후보 17~2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9% 순이었다. 후보별 호감도는 이재명 후보 43%,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각각 25%, 한동훈 후보 22%, 이준석 후보 16% 등 순이었다.

◇ "투표율 2~3%P 떨어질 수도"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최후의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선거 투표율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와 그래도 해볼 만한 사람이 보수층에서 나와 겨루게 된다면 참정이 그래도 많이 이뤄질 것 같고, 아니라면 투표율이 2~3%포인트 떨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이재명 후보의 독주체제가 이대로 간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된 19대 대선이 아니라, 이명박-정동영-이회창이 붙었던 17대 대선과 같은 느슨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당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48.7%의 득표율을 얻으며,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26.1%, 이회창 무소속 후보 15.1%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며 대통령이 됐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독주에 투표율은 63%로, 대선 직선제 도입 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전화조사원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갤럽 16.5%, NBS 20.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