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더 뉴 에스컬레이드’.    양길성 기자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의 ‘더 뉴 에스컬레이드’. 양길성 기자
처음 받은 인상은 큼직한 덩치에서 오는 위압감이었다. 기자의 키(185㎝)를 훌쩍 넘는 193㎝ 전고에 5.79m에 이르는 길이.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선 가장 크다는 24인치 휠은 묵직하게 하체를 지탱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대통령 의전 차량으로 쓰이며 1998년 출시 후 100만대 넘게 팔린 ‘에스컬레이드’를 본 첫 인상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에스컬레이드 5세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더 뉴 에스컬레이드’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 23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마주한 에스컬레이드는 외관부터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차장 칸을 튀어나올 정도로 큰 덩치에 큼지막한 수직형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장착됐다. 전면부에는 방패 모양의 브랜드 엠블럼 아래로 굵직한 그릴 테두리가 적용돼 세련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줬다.

거친 외부와 달리 내부는 한층 편안하고 고급스러웠다. 3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달렸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대시보드 전체를 덮는 55인치의 LED 스크린으로 바뀌었다. 눈에 꽉 차는 화면이 시선을 압도했다. 컬럼식 변속레버를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장착돼 조작도 편했다.

ESV(롱바디) 모델로 휠베이스(축간거리)가 3407㎜에 이르는 만큼 뒷자석은 어느 SUV보다 넓게 느껴졌다. 1·2·3열 모두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넉넉했다. ESV 모델은 기본 트렁크 부피만 1175ℓ에 달한다. 2열까지 접으면 웬만한 세단 10대에 맞먹는 용량인 4027ℓ까지 확장된다.

차량 문은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혔다. 2열 이그젝큐티브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탑재했다. 차량 내부에 AKG 스피커 40개를 배치해 2열에서도 풍부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경험하기 충분했다.

처음 가속 페달을 밟을 때 3t(2940㎏) 가까운 차체가 주는 묵직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6.2L V8 엔진의 힘으로 가볍게 도로를 달려나갔다. 에스컬레이드는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 배기량 6162cc을 자랑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투어, 스포츠, 오프로드, 견인/운반 등 4개 모드가 있다. 기존 투어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차량이 한층 부드럽게 나아갔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을 때는 슈퍼카와 같이 거친 배기음을 뿜어냈다. 차체가 큰 만큼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5.9㎞로 다소 아쉬웠다.

차량은 기본 모델과 ESV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됐다. 엔진과 배기량은 같고 차체 크기 다르다. 가격은 일반 모델이 1억6000만원대 중반, ESV 모델은 1억80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됐다.

양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