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여인형, 계엄 해제 후 '방송 보고 알았다고 하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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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 30일 군사법원서 열린 재판 증인으로 참석
"계엄 선포 수 개월 전부터 尹 '비상대권' 언급"
"계엄 선포 수 개월 전부터 尹 '비상대권' 언급"

곽 전 사령관은 30일 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곽 전 사령관 본인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지만, 이날은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그는 검찰의 "여 전 사령관이 계엄을 방송으로 알았다고 하자며 안보폰 통화 내역을 지우라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곽 전 사령관에 따르면,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오전 5시 34분께 여 전 사령관이 먼저 전화해 이 같은 요구를 전했다고 한다.
곽 전 사령관은 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도 "해당 전화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들은 국회 청문회 등 공식 석상에서 줄곧 "방송 뉴스를 통해 계엄 선포를 알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이후 양심 고백을 통해 계엄 선포 수개월 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 등을 언급해왔으며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1일 특전사가 출동할 구체적인 장소까지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11월 9일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저녁 모임에서 국회와 선관위 등 병력이 출동할 장소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모임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곽 전 사령관, 여 전 사령관, 이 전 사령관이 참석했고, 중간에 윤 전 대통령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자리에 있었고, 김 전 장관이 참석자들에게 한마디씩 하라고 했다"며 "이진우·여인형 전 사령관이 수방사는 국회에, 방첩사는 선관위에 간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이 강호필 당시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통화하게 했는데 통화 자체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계엄'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확보 대상인 여러 장소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와 여인형, 이진우, 강호필까지 임무를 복창한 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소회를 묻는 말에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경고용이었다고 했지만 경고용이라면 왜 특전사와 방첩사까지 움직였겠느냐"며 "군은 한 번 쓰고 마는 도구가 아니며, 대통령의 그 말을 듣고 이틀을 잠 못 이뤘다. 군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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