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차역에 세운 꿈의 극장…마을은 축제의 성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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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면 페스티벌인 도시 독일 바덴바덴
'바덴'은 우리말로 목욕
2000년전부터 온천으로 명성
1990년대 관광객 발길 끊겨
시민들이 나서 극장 건립
사계절 축제 열며 도시 재건
봄에 열리는 부활절 축제
바덴바덴 페스티벌 중 '백미'
'바덴'은 우리말로 목욕
2000년전부터 온천으로 명성
1990년대 관광객 발길 끊겨
시민들이 나서 극장 건립
사계절 축제 열며 도시 재건
봄에 열리는 부활절 축제
바덴바덴 페스티벌 중 '백미'

축제의 도시가 된 배경은 유럽 여타 축제와는 사뭇 다르다. 1990년대 온천장의 명성이 시들해지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시민들이 나서서 극장을 지어 마을의 위상을 되살리자고 제안했다. 바덴시는 옛 중앙 기차역 부지를 무상으로 내놓고, 시민들은 십시일반 기부해 건물을 세웠다. 바로크 양식을 절충한 신고전주의 양식의 중앙역 청사는 과거 모습 그대로 두고, 그 뒤에 초현대식 새 극장을 지었다. 지금의 ‘바덴바덴 축제극장’이 이렇게 탄생했다. 중앙역 매표소에서 공연 티켓을 사고, 개찰구를 통과해 콘서트장에 입장하면 현대식 극장에서 최첨단 공연이 열리는 식이다.

100년 넘는 음악 축제가 수두룩한 유럽에서 바덴바덴이 단 10년 만에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한 장의 DVD에서 비롯했다. 2007년 공연 실황을 녹화해 ‘바덴바덴 오페라 갈라’라는 DVD를 출시했는데,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 등 당대 최고의 성악가가 총출동했다. 전 세계 클래식과 오페라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순간이었다.

모든 계절 축제가 벌어지는 바덴바덴이지만 그중 하이라이트는 봄에 열리는 ‘부활절 페스티벌’이다. 원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아이디어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부활절 음악제와 여름 페스티벌 사이에 열리던 ‘성령강림절(부활절로부터 50일째) 축제’가 원조다. 1989년 카라얀이 별세한 뒤 축제 관객이 줄어 예산 절감을 위해 성령강림절 음악제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생기자, 바덴바덴이 이를 유치했다. 1993년부터 ‘성령강림절 음악제’는 잘츠부르크에서 바덴바덴으로 장소를 옮겼고, 5년 뒤 본격적으로 바덴바덴을 사계절 음악축제의 도시로 만드는 토대가 됐다.
김보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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