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한계 분명한 흑색종…새 표적항암제 개발 절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상준 연세암병원 교수
면역항암제는 반응률 낮아
한미약품 '벨바라페닙' 개발중
면역항암제는 반응률 낮아
한미약품 '벨바라페닙' 개발중

신상준 연세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4일 “환자가 많지 않은 데다 이전에 개발된 치료제가 적은 흑색종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흑색종 등 피부암과 대장암, 신장암 환자 등을 돌보는 신 교수는 항암제 개발 중개 연구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는 후기 암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피부암 중 가장 전이 속도가 빠르고 치명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 악성 흑색종은 초기에 발견해 수술하면 5년 생존율이 99%에 이르지만, 원격 전이된 4기 이상 환자 생존율은 25%에 불과하다. 후기 암 환자를 위한 항암 신약 개발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의미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 등 면역항암제를 2015년 흑색종 치료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약이 듣는 환자 20%가량은 장기 생존이 가능해졌다. 나머지 환자와 재발 환자 등에겐 여전히 쓸 수 있는 치료제가 드물다. 첫 치료제로 면역항암제를 쓴 뒤 2차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는 특정 변이(BRAF) 환자에게 쓰는 노바티스의 ‘라핀라’, 로슈의 ‘젤보라프’ 정도뿐이다. 신 교수는 “환자 유형을 고려하면 BRAF 표적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는 17% 정도”라고 했다.
국내 환자의 10%가량에서 확인되는 또 다른 변이(NRAS) 환자에게 쓸 수 있는 허가받은 신약은 사실상 없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벨바라페닙이 해당 변이 표적항암제다. 의료 현장에서 허가 전 치료목적 사용승인 등을 받아 활용을 늘리고 있는 배경이다. 목 안쪽 점막에 생긴 흑색종 탓에 호흡곤란 등으로 여명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은 한 환자는 벨바라페닙을 투여한 뒤 2년 넘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신 교수는 “국내 제약사들이 악성 흑색종처럼 치료 옵션이 많지 않은 희소·난치암 분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흑색종 치료제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 치료를 위해선 국산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