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으로 美 경제 탄탄…인내심 갖고 반등 기다려야"
“최근 시장이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어수선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시장을 떠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 국면에 접어들기 전 미국 경제는 근본적으로 매우 건실한 상태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을 이끄는 투자 대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경제 정책을 조언하는 ‘경제 교사’로도 유명하다.

"기술혁신으로 美 경제 탄탄…인내심 갖고 반등 기다려야"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기술 혁신을 통해 기초체력이 튼튼해진 상태였다는 게 그의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1.9% 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2.9%)과 지난해(2.8%)와 비교하면 둔화하겠지만 세계 다른 주요국보다 선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불확실성을 타개할 신속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최근 수년간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슈워츠먼 회장이 한국에서 눈여겨보는 투자 분야는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이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경기 김포의 성광물류센터를 인수했다. 올해는 1200억원에 사들인 SM(삼라마이다스)그룹의 서울 강남 사옥을 호텔로 용도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및 여행·레저 산업이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투자”라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국내 절삭공구업체 제이제이툴스(옛 장진공구)를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1997년 설립된 제이제이툴스는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는 강소기업이다. 슈워츠먼 회장은 “제이제이툴스는 30년 경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절삭공구업계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선도하는 업체가 될 것이란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며 “경제 디지털화, 생명과학, 여행·레저 등 핵심 테마에서 우수한 한국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과 협력해 장기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이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평가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한국은 역경을 딛고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투자 관점에서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