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커먼 "180일 관세 유예…6~9개월 낙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의 상승세는 9일 만에 끝났습니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무역 합의 발표가 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기업들의 1분기 어닝 발표는 여전히 강하고,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상승하는 등 미국 경제도 잘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베어마켓 랠리일 뿐'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관세 피해는 아직 경제와 실적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오히려 지금까지는 관세 부과 전 선수요로 경제와 기업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헐리우드 영화산업을 위한 관세 100%를 제안하는 등 관세 위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 트럼프 "영화에도 100% 관세"


뉴욕 증시가 9일 연속 상승한 데에는 무역 협상에 대한 희망이 컸습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큰 게 문제인데, 협상 타결이 이어지면 그런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것이란 기대였습니다. 메릴 프라이빗뱅크의 조 퀸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와 관련해 몇 가지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야구에 비유하면 홈런이나 3루타가 필요한 게 아니다. 단타(single)가 필요하다. 단타를 쳐서 미국이 협상할 수 있고, 세계도 미국과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관세 관련 가장 불확실했던 시기는 지나간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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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많은 헤드라인 뉴스를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관세율이 너무 높아 미·중 무역이 사실상 중단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무역 협정이 체결될 발표될 것인지'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나라가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영화 촬영을 유치하면서 미국 영화산업에 타격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밝혔습니다. 할리우드가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입니다. 이에 넷플릭스 주가는 아침에 4% 이상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백악관은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이는 트럼프 임기 4년 내내 관세 위협이 이어질 것이라는 걸 시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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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해 의도적으로 금리 인하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NBC 인터뷰에서 "그는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임기 전에 해임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월가가 주시했던 뉴스는 관세 관련보다는 유가, 대만 환율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OPEC+ 8개국은 6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41만1000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OPEC+가 애초 발표한 증산량의 거의 세 배에 달합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루 산유량을 41만1000배럴 늘리기로 한 것이죠. 이는 카자스흐탄 등 일부 회원국이 OPEC의 생산 쿼터를 지키지 않고 훨씬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라이스태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애널리스트는 AFP통신에 "사우디가 주도하는 그룹이 수년간의 감산 끝에 전략을 바꾸고 가격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구한다는 결정적 메시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우디가 쿼터가 준수되지 않으면 11월까지 감산을 모두 풀어 최대 220만 배럴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위협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에 유가가 폭락세를 보이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뿐 아니라 브렌트유까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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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달러가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2일 3% 오른 데 이어 5일에도 4% 이상 급등했습니다. 1달러당 30대만 달러까지 오르면서 2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대만 정부가 통화가치 상승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란 관측이 커진 탓입니다. 이에 미 국채를 대거 사들였던 대만 생명보험사(미화 자산 7670억 달러 보유) 등이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해 미국 자산을 매도하고 대만 달러를 사들였다는 추정들이 나왔습니다. 시장 혼란이 커지자 대만 정부는 미국과 환율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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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은 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 달러 폭등과 약달러는 그렇지 않습니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도 미 국채 30년물 등 장기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일부 불안이 감지됐습니다. 이에 대해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대만 달러 강세는 보험사들의 외환 헤지 수요와 수출업체들의 급속한 환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무역 협상에서의 강압적 환율 상승이나 마라라고 협정 우려로 인해 더 증폭됐다. 대만은 극단적 사례이지만 유일한 사례는 아닐 것이다. 글로벌 자본이 미국에 과도하게 할당된 상황에서 시작된 트럼프 무역 조치는 자본 흐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2. 서비스 PMI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오전 9시 30분 0.4~0.8% 수준의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선 하락 폭을 조금씩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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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서비스업 PMI가 3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4월 PMI는 0.8포인트 상승한 51.6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는 3월보다 낮은 50.2 수준을 예상했었죠. 예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게 나온 것이죠. 세부 지수를 보면 신규 주문은 50.4→52.3으로 상승해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용은 46.2→49로 올랐지만, 위축 국면(50 이하)을 유지했고요. 수입은 52.6→44.3으로 급감했습니다. 그리고 지불가격은 60.9에서 65.1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023년 1월 이후 최고로 올랐습니다. ISM 측은 이런 수준의 PMI는 미국의 성장률 1%에 부합하는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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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는 "서비스 업체도 관세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영향이 제조업체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아도 말이다. 서비스업 PMI는 현재 경기가 탄탄함을 나타내고 있지만, 관세 영향은 배송 시간 증가와 비용 상승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서비스업 PMI는 3월 54.4에서 4월 50.8로 떨어졌습니다. 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 경제가 정체 위기에 처했다. 기업과 소비자 대상, 특히 금융 서비스 기업들은 최근 관세 발표와 지속적인 연방정부 지출 삭감으로 성장 전망이 눈에 띄게 약화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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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좋은 데이터에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4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9bp 오른 4.349%, 2년물은 0.1bp 상승한 3.841%를 기록했습니다. 최장기물인 30년물이 4.3bp나 올라 4.838%까지 올랐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0년물 움직임에서는 의미 있는 추세 신호가 부족하다. 수익률은 새로운 경제 데이터에 따라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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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가 시행한 3년물 경매는 잘 끝났습니다. 발행금리는 3.824%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WI) 3.826%보다 낮게 형성됐습니다. 응찰률은 2.56배(4월 2.47배)에 달했습니다.

3. 베센트 "시장은 깨지지 않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발언도 투자심리를 조금은 북돋웠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밀컨콘퍼런스 강연에 나섰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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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무역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중국을 제외한 17개 무역 파트너가 매우 좋은 무역 제안을 제시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협상을 통해 더욱 원활한 무역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중국과 실질적인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은 인플레이션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PCE)는 내림세다.
▷하드 데이터는 여전히 탄력적이다.
▷시장은 깨지지 않으며(anti fragile) 장기적으로는 우상향으로 요약될 수 있다

물론 협상 관련 약간은 부정적 뉴스도 나왔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 일본 측의 상호관세 완전 면제 요청을 거부했다. 일본에 대해서 14% 상호관세율을 제시했다. 협상 진행에 따라 10% 관세를 연장하거나, 상호관세율을 (24%에서) 14%로 인하하는 방안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인도는 미국에 대해 자동차부품 및 철강에 대한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다는 보도(블룸버그)가 나왔습니다. 인도와의 합의가 곧 발표될 수 있을까요?

4. 버핏 물러난다…버크셔 주가 5% 하락


시장은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2시 45분께에는 S&P500 지수와 나스닥이 -0.1%까지 반등하면서 보합 선에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64%, 나스닥은 0.74% 하락했고 다우는 0.24%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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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습니다. 에너지는 2% 넘게 급락했고 임의소비재도 1.32% 밀렸습니다. 매그니피선트 7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애플은 3.2% 하락했고 아마존과 엔비디아, 테슬라도 약세를 나타냈는데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알파벳은 강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영화 관세 언급 여파로 넷플릭스는 1.94%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에커먼 "180일 관세 유예…6~9개월 낙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5% 넘게 밀렸습니다. 60년간 회사를 운영해 온 94세의 버핏이 연말에 CEO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입니다. 버핏이 이끌던 1965년부터 2024년까지 A주(Class A)는 약 550만% 상승했는데, 이는 S&P500 지수가 약 3만9000% 상승한 것과 비교됩니다. 다행인 것은 그가 1600억 달러가 넘는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버핏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세를 비판하며 "무역은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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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골드만 "상승 곧 끝" vs JPM "6000 가깝다"


월가의 베테랑인 프리덤캐피털의 제이 우드 전략가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S&P500 지수가 2004년 이후 최장인 9일 연속 상승한 뒤, 상호관세 충격으로 발생한 하락분은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거래도 체결되지 않았다. 대통령이 타임지 인터뷰에서 '200건의 거래'를 체결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거래가 완료되면 '향후 3~4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감에 시장은 랠리를 펼치고 있다. 시장 회복의 또 다른 이유는 세계 최대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었습니다. 이들은 월가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그는 "투자자들은 이제 200일 이동평균선인 5746과 대선일 종가인 5783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뷰가 상당히 크게 엇갈립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지난주 강세론을 펼쳤었는데요. 약간 바뀌었습니다. 존 플러드 미국 주식 세일즈&트레이딩 헤드는 "기록(9일 연속 상승)은 깨지기 마련이다. 현재 상승세가 곧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 S&P500 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인 5746이 중요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50일 이동평균선(5582)으로의 하락을 주시하라"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지난주 초 부르짖었던 강세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어닝시즌과 함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S&P500지수의 향방은 5000보다는 6000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무역 전쟁 관련 뉴스는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시장이 6000을 돌파한다면, 이는 또 다른 단기 고점을 의미한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6. 비관론 "더 오르기에는 한계"


월가의 전반적인 뷰는 바닥은 봤을 수 있지만, 더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심각하게 후퇴시켰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관세 적용을 유예하고 자동차, 컴퓨터칩, 전자제품 등 주요 품목의 수입을 면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지난 한 달의 상황은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하지 않았고 시장은 손실을 만회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사건들이 S&P500 지수를 지속해서 상승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저는 5100~5500선의 박스권을 고수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고율 관세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물가를 높일 것을 우려하며 협상을 주시해 왔는데, 이렇게 관세 철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에서 일부 합의가 발표되면 '뉴스에 팔아라' 움직임까지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관세는 어쨌든 지난 1월 2일보다 상당히 높아질 것이며, 이는 성장에 역풍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시장은 실망스러운 관세 관련 소식에 취약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에세이는 "경제 데이터는 탄탄했지만, 관세와 불확실성으로 인한 실질적인 영향은 아직 느껴지지 않았을 뿐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위험과 마찬가지로 성장에 대한 위험은 한 가지 방향을 가리킨다. 즉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분명히 우리는 랠리를 즐겼고, 지난 한 달 동안의 실제 상황이 4월 초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며, 주가 흐름은 실제보다 더 나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커먼 "180일 관세 유예…6~9개월 낙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스트레티가스의 댄 클리프튼 정책 분석가는 "관세는 미국 소비자에게 부과된 꽤 큰 세금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정도 ‘현실을 깨닫고 조정에 나서고 있기는 하다. 자동차와 중국에 대한 일부 관세를 낮췄고,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6000억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4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인상이다. 지금 당장은 재고가 많고, 강한 세금 환급 시즌, 낮은 유가 덕분에 어느 정도 버티고 있지만, 6월쯤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중소기업들이 무역 환경 변화에 본격 노출될 것이다. 문제는, 그 충격을 어떻게 '중화'(sterilize)할 것이냐는 것이다. Fed가 금리를 내릴까? 지금까지 금리 인하를 암시한 적이 없어서, 의회가 나서야 하는 상황(재정 부양책)이 될 수 있다. 워싱턴은 항상 위기가 닥쳐야만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그런 위기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상황이 점점 질질 늘어질 것이고, 결국에는 ‘8월 개학 쇼핑’과 ‘연말 소비 시즌’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댄 나일스 나일스인베스트먼트 설립자는 S&P500 지수가 4월 2일 종가를 약간 상회하고 있는데, 경제적 불확실성은 지금이 그때보다 높다고 봅니다. 1분기 GDP 보고서에서 수입이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은 관세와 기술 수출 통제를 앞둔 수요의 선반영 때문이며, 이는 향후 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랠리는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와 닷컴 버블 때도 유사한 단기 랠리가 있었지만, 기업 결국 실적 추정치와 주가수익비율(PE)이 하락하면서 주가가 더 내려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으며, 실제 협상 발표 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7. 낙관론 "미국 경제는 버틸 것"


그러나 이런 비관론이 잘못됐다는 주장들도 나옵니다.

▶UBS의 브라이언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비관적 시각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만약 미국 경제가 실제로는 관세 때문에 크게 둔화하지도 않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도 빠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 의견에 반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에도 침체가 컨센서스였고, 그것은 완전히 틀렸다. 지난주 4월 고용데이터(신규고용 17만7000개 증가) 등은 과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경제 예측에 있어 겸손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은 4월 2일 발표된 관세보다 최종 관세 수준이 덜 나쁠 것이라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긍정적 빅테크 실적, 추종 매수도 상승 원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는 강세장이 가능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미국 경제가 고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피해 갈 수 있다는 기대가 그 강세 시나리오의 핵심이다. 열쇠는 바로 미국 경제의 역동성이다. 이 역동성은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할 때 빠르게 재조정되어 성장을 유지하게 해준다. 이를 ‘경제의 우버화(Uberfication)’라고 부를 수 있겠다. 지난 몇 년간 침체 없이 성장이 유지된 것도 이 속성 덕분이며, 그런 구조 없이는 3% 성장과 인플레이션 하락을 동시에 설명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상상력 부족은 투자자가 저지르는 최악의 실수 중 하나다. 관세에 부정적 효과만 있고, 미국 경제에는 사이클상의 반등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최근 역사는 미국 경제를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줬다. 물론 관세의 부정적 효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고, 그것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것은 미국 주식에 점진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미국 주식은 늘 불안 속에서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데이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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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노리서치의 안드레아스 라르손 설립자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관세가 하반기에 인하되면 하반기에는 경기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여러 면에서 경제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유가 예측을 2~3달러 추가로 낮췄습니다. 2025년 나머지 기간 브렌트유는 평균 60달러, WTI는 평균 56달러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고요. 내년에는 더 떨어져서 각각 평균 56달러, 5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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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에커먼은 CNBC 인터뷰에서 향후 6~9개월 전망에 대해 낙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해결될 예정이다.
- 이란과 관련된 중동 문제의 어떤 종류의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
- 인플레이션은 경제에서 사라질 것이며, 앞으로 낮게 유지될 것이다.

그는 관세에 대해 "최종적으로 해결되면 일부 제품의 가격이 일정 부분 오르겠지만, 인플레이션처럼 누적되는 문제는 아니며 일회성 가격 조정(reset)에 가깝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관세가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해결된다’라는 의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주목을 끌어냈다. 중국에 대해서도 충분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145%라는 고율 관세는 사실상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의미여서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중소기업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옳은 접근은 중국에 대해 일단 ‘일시 정지(pause)’ 버튼을 누르고 좀 더 시간을 갖는 것이다. 180일 정도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면 미국 경제와 중소기업에 대한 위험은 안정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협상에 대한 강한 유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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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이크 윌슨, 중요 시험대는 5750~5800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낙관론과 비관론의 중간에 섰습니다. 그는 S&P500 지수에 대한 다음이자 더 중요한 시험대는 200일 이동평균선과 100일 이동평균선이 수렴하는 5750~5800 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상승세를 위한 네 가지 체크리스트 중 두 가지 ▲중국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 증가 ▲기업 실적 전망치 안정화가 충족되었다고 말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Fed의 비둘기파적 정책 ▲10년물 국채 금리가 4% 미만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방 위험은 ▲노동 시장이 악화하거나 ▲10년물 수익률이 4.5%를 돌파할 경우인데, 그러면 "주식 수익률/채권 수익률 상관관계가 다시 의미 있게 부정적으로 바뀌어 가치 평가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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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