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모습. 사진=김영우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모습. 사진=김영우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 일대 재건축 사업을 두고 건설업계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2구역을 겨냥해 홍보관을 마련했고 현대건설은 아파트 명칭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

7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압구정동에 프라이빗 라운지 공간인 '압구정 S.라운지'를 열었다. 이 곳은 삼성물산 주택 단지 모형도와 설계 개요 등을 소개하고 미래 비전을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하는 홍보 공간이다.

세계 최고 높이 1위 UAE 부르즈 할리파(828m),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빌딩(679m) 등 초고층 빌딩을 시공한 경험을 비롯해 넥스트홈(삼성물산 자체 주거모델), 층간소음 저감 등 기술력을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의 이번 홍보관 개관은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수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압구정 신현대 9·11·12차 단지가 포함된 압구정2구역은 압구정 6개 구역 중 유일하게 서울시 정비계획안을 통과하는 등 절차가 가장 빠르다.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9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으로, 공사비만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물산이 최근 개관한 '압구정 S.라운지' 외관.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최근 개관한 '압구정 S.라운지' 외관.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관계자는 "S.라운지에서 단순 브랜드 홍보를 넘어 비교 불가의 상징성을 지닌 지역의 품격과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린 혁신적인 청사진을 공유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랜드마크가 되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이 텃밭인 현대건설도 삼성물산에 맞서 압구정 2구역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는 1~3차 사업을 현대건설이 맡았고 4차부터 14차까지는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해 설립한 건설사인 한국도시개발(현 HDC현대산업개발)이 주도했다.

현대건설은 앞서 전담팀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신설했고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현대' 명칭을 한글과 한자로 상표 출원했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역 주민들이 강남 부촌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에 갖는 자부심을 감안한 조치다.

한편 압구정아파트지구는 총 6개 구역으로, 이 중 4개 구역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압구정 2구역은 1982년 지은 1924가구 규모 신현대아파트 9·11·12차 단지를 재건축해 용적률 300% 이하, 최고 70층, 2600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구역 외에도 압구정 일대 재건축 사업은 사업 규모나 상징성이 커 국내 여러 건설사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